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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 살, 정의를 말하다 - 우리 사회 위선을 찢어발기는 10개의 인문학 프레임
고재석 지음 / 미다스북스 / 2011년 1월
평점 :
품절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먼저 느낀 점은 내용이 ‘스무살’ 답다라는 것이다. 20대 인생에서 가장 좋은 시절인 것 같다. 어떤 이들은 10대 학창 시절이 가장 좋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내 판단으로 중고등학생은 아직 어리고 자기 주체적으로 판단하고 행동하는 능력이 부족한 것 같다. 하지만 20대는 세상 어떤 것에도 거리낌 없이 생각하고 판단할 수 있으면, 자신만의 철학을 구축해나가는 시기라 생각한다. (물론 20대에 세상에 찌든 불쌍한 영혼이 있기는 하지만…) (책 속에 괄호 글이 많아 패러디 한 것이니 괄호 글이 많아도 양해해 주시길 ^.^) 그만큼 다른 사람들이 생각하지 못하거나, 생각하지 않는 것들을 과감하게 표현할 수 있다고 본다.
이 책을 읽으면서 거침없이 세상을 질타하는 저자의 용기가 느껴진다. 자신의 이름을 걸고 책을 쓰는 저자가 아니라 마치 인터넷에서 익명으로 쓰는 글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읽고 난 후 보니 저자가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글들을 정리하여 출간한 책임을 알았다.) 세상의 부조리에 대해서 직설적 또는 은유적으로 비난을 하지만 확실한 근거나 논리성이나 전문성이 다소는 떨어지는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여러 책들과 문화 현상을 분석하고 인용하고는 있지만 완전히 소화하지 못한 것 같다는 느낌이다. ‘김기봉, 최장집, 박노자가 쓴 책도 읽어봤고, 서양의 유명한 학자들의 이론도 아니까 나 똑똑하지’ 라고 자랑하는 느낌을 받는다. 이런 글쓰기도 전형적인 ‘스무살’의 특징이라 할 수 있다. 무엇인가 새롭고 신기한 것을 발견했을 때, 다른 사람들에게 말하고 싶은 욕구가 가장 강한 시기일 테니까! 그러다 보니 자신만의 철학과 세상에 대한 관점이 확립되어 있는 사람들의 글 속에 담겨있는 원숙미와 아름다움은 찾아보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끊임없이 독서와 끊임없이 글쓰기로 20대에 책을 낼 정도로 노력하는 저자에게 박수를 보낸다. 최근 1~2년 사이에 사회적 이슈와 문화 현상에 대해 꼼꼼하게 정리하고 대학 졸업반 시기의 바뿐 가운데서 훌륭한 글쓰기를 했다는 점에서 어떤 칭찬을 해도 아깝지 않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비록 책에서 느껴지는 부족한 점들이 있기는 하지만 바로 이런 점이 앞으로 저자의 활동에 기대를 갖게 만든다. 앞으로 저자가 어떤 삶을 살게 될지는 모르지만 저자의 또 다른 책이 출간된다면, 꼭 읽고 싶다는 마음이 든다. 그 때에 출간된 책에서는 세상에 대한 비난과 독설뿐만 아니라 모순된 사회를 개선할 수 있는 방법들은 확실한 자기만의 논리로 제안해 독자들의 공감을 더 얻을 수 있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