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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주머니에 현금이 마르지 않는 비밀
김광주 지음 / 가디언 / 2010년 10월
평점 :
절판
2008년 이후 경기가 나빠지면서 한 꺼풀 꺾이기 전까지 한국 사회의 화두는 단연 ‘재테크’였다. 어느 날 자고 일어나니 버블 세븐 지역의 아파트는 몇 억이 뛰고, 주식이나 펀드는 수십, 수백 퍼센트의 수익률이 나왔다. 반면에 열심히 벌어 차곡차곡 쌓아 놓은 돈의 값어치는 알게 모르게 쪼그라들어 서울에서 집 한 채 장만하기는 거의 불가능해졌다. 이러니 사람들은 본업보다는 재테크로 돈 불리기 위한 방법에만 열중하였고 이런 시류에 편승해 책 한번 팔아보거나 금융회사 ‘찌라시’로 이런저런 재테크를 소개하는 책들이 한바탕 몰려왔다 몰려갔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재테크를 한다고 모든 사람들이 부자가 될 수는 없는 것은 당연지사. 그리고 아무리 어수룩한 사람들이라도 한 번 속지 두 번은 속지 않는 법. 점차 사람들은 크게 돈 벌게 해준다는 엉터리 사기성 재테크 책보다는 현실에 바탕을 두고 장기간에 걸쳐 안정적으로 재산을 운영할하는 데 도움이 되는 책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평생 주머니에 현금이 마르지 않는 비밀’은 과거 재무 설계라는 명목으로 장기간의 투자를 요구하는 재테크 방식이 우리 상황에 적당하지 않으니, ‘캐시플로디자인(cash flow design)’이란 자산 관리 방식을 추천한다. 다른 책들과 가장 차별화되는 내용은 ‘2장 더 늦기 전에 캐시플로디자인에 눈을 떠라’이다. 기존의 재무 설계는 은퇴까지 안정적인 소득을 확보한 사람들에게 적합한 방법이다. 주로 장기 보험을 중심으로 생애재무계획을 목표로 한다. 하지만 한국 사회에서 은퇴 전까지 안정적으로 소득을 확보한 사람들은 많지 않다. 오늘날처럼 비정규직이 만연하고 고용이 불안한 상황에서 장기 보험은 오히려 독이 된다고 이야기한다. 실제로 우리나라에서 개인연금 10년 유지율은 20%에 불과하다는 자료를 소개한다. 심지어 5%도 안 되는 보험회사도 있다고 말한다. 터무니없이 큰 금액의 보험을 가입했다고 해약을 하면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님을 강조한다.
그러면서 소득이 불안정할 수 있다는 전재 하에서 잉여현금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것을 강조한다. 장기 보험은 끝까지 완납할 수 있도록 금액으로 가입하여 중도 해지로 인한 손해를 최소화하고, 기간별 현금흐름을 잘 관리할 수 있도록 단기 상품을 효율적으로 이용할 것을 추천한다. 금융회사의 달콤한 유혹에 속아 넘어가지 말고, 책임감 있게 자신의 자산을 관리할 것을 요구한다. 특히 현금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특히 과도한 금액의 장기 보험 가입이나 무모한 투자를 경계한다. 차곡차곡 모아 놓은 돈을 노리는 금융회사를 조심하고, 금융거래에 있어서 단순한 신뢰보다는 철저한 규칙을 따져야 한다고 말한다.
돈은 우리 생활에서 떼래야 뗄 수 없는 존재이다. 돈처럼 사람을 울고 웃기는 것도 없을 것이다. 지난 몇 년간 부동산이나 주식이다 하며 한국 사회에 휘몰아쳤던 재테크 열풍을 이제는 정확히 파악해야할 시점이 왔다. 모든 사람이 재테크를 하면 모든 사람이 부자가 될 수 없다는 사실이 분명함에도 ‘나만은 할 수 있다’는 근거 없는 자심감에 사람들이 우르르 휩쓸려 다녔다. 이제는 냉정을 찾고 현실을 직시할 때다. 한 눈 팔면 코 베어가는 세상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하다. 터무니없는 과욕을 버리고 자신의 자산을 잘 지켜 일부 세력들에게 휘둘려 손해를 보는 일이 없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