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랜스포밍 Transforming
브뤼노 자로송 외 지음, 강미란 옮김 / 비전비엔피(비전코리아,애플북스) / 2010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일반 직장인에게 가장 많이 읽히는 책은 아마도 ‘자기개발서’로 불리는 책이 아닐까! 이런 부류의 책들은 이른바 ‘노력하면 성공한다! 라는 내용이 대부분인 것 같다. 특히 나이 든 경영인들의 입맛에 맞는 재벌, 유명 골프인 등을 열거하면서 노력한다면 성공할 수 있을 것처럼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세상이 어디 그런가? 아무리 노력한다고 삼성, 현대와 같은 대기업을 일으킨다는 것은 꿈같은 일이며, 아무리 골프 연습을 많이 해도 동네 아저씨가 타이거 우즈처럼 될 수는 없다. 이런 연유로 나는 ‘자기개발서’라는 부류의 책들과는 거리가 멀다.
 

‘트랜스포밍’에 대한 첫인상도 그다지 좋지 않았다. 제목은 ‘트랜스포머’를 패러디한 것 같고, 책표지도 ‘왠지’ 시대에 뒤쳐져 보인다. 하지만 책을 펼치면서 막연한 편견이 사라지고 시중의 자기개발서와는 차별되는 내용에 호기심이 생겼다. 일단 저자가 프랑스인들이다. 우리나라에서 주로 출판되는 경영 관련 책들은 미국이나 영국의 책이 대부분인데 저자들이 프랑스인이라는 사실 자체만으로 새롭게 느껴졌다. 그러다보니 과거에 수없이 들어왔던 스티븐 잡스, 타이거 우즈, 박찬호, 박세리 등의 식상한 사례는 나오지 않고, 처음 들어보는 유럽 여러 나라들의 사례들이 신선하게 느껴졌다. 게다가 저자들이 기업 컨설팅 전문가들인지라 경영학, 철학, 심리학 등 다양한 분야에 걸친 전문적인 내용들도 어렵지 않게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이 책은 시중의 ‘자기개발서’가 아니라 기업 조직 이론에 관한 책이라는 점에서 나에게는 새롭게 느껴지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이 책은 핵심 내용은 기업의 변화를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 경영인이 고려해야할 사항이다. 저자들은 책 속에서 경영진들을 ‘많이 아는 자’라고 말한다. 조금은 낯선 말이기 하지만 정확한 표현이라는 생각이다. 경영진들은 기업 조직에 있어서 일반 사원보다는 많은 것을 안다. 경영진들은 탁상공론에서는 뛰어난 능력을 발휘할지는 모른다. 하지만 많이 안다는 것이 모든 것을 안다는 것은 아니다. 저자들은 현실은 화려하게 꾸며 놓은 사무실이나 회의실에 있는 것이 아니라 현장에 있음을 강조한다. 문제는 현장에 있고, 답은 현장에서 찾을 수 있음을 강조한다. 사고의 전환이 필요함을 이야기한다. 그리고 회사원들이나 조직원들을 변화에 동참시키기 위해서는 단순히 명령하거나 설득하기보다는 실제 행동에 참여시키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라고 한다. 조직원들 가운데 기업의 변화에 적극 찬성하거나 적극 반대하는 사람은 소수이다. 대다수는 소극적으로 반대한다. 사람들은 변화에 참여하고 행동하게 되면 시간은 걸리지만 변화에 동참하게 된다고 말한다. 일리가 있는 것 같다.
 

논리적이면서도 새로운 사례로 기업 변화를 제안하는 내용에 흥미가 있었고, 잘 모르는 경영 관련 서적을 읽게 되어 많은 것을 배운 것 같다. 하지만 읽고 난 이후의 느낌은 다소 찜찜하다. 내가 경영진이라면 공감되는 부분이 많았겠지만, 말단 사원인 내 입장에서는 불편한 내용들이 너무 많다. 특히 ‘부당함 속에서 타협하라(pp.170~174)’라는 내용은 정말 읽기가 거북했다. 기업의 성장에 기여했으며, 기업에 충성도가 아무리 높은 직원이라도 변화된 환경에 어울리지 못한다면 과감하게 ‘자르라고’ 충고한다. 단물만 쏙 빼먹고 필요 없으면 버리라고 말한다. 불공평하지만 그것이 경영진의 임무라고 말한다. 노동자를 생산수단, 도구로 밖에 안보는 전형적인 태도이다. 경영진들은 왜 노동자를 해고할 생각만 하는가? 노동자들이 변화에 적응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교육 시키고 환경을 만들어 준다면, 변화에 뒤처지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는가? ‘나도 언젠가 필요 없어지면 잘리겠지!’ 라고 생각하는 노동자가 기업에 얼마나 충성하겠는가? 몇 안 되는 소수로 인해 대부분의 노동자를 비굴하게 만들며 경영진의 입장을 합리화하는 것이 옳은 것인가? 답은 이미 책속에 불공평하다고 쓰여 있다. 그럼에도 변화를 이해 타협하라고 말한다. 자본주의 사회의 대부분 기업인들이 이렇게 생각할 것이라는 것 화가 나지만, 이것이 현실이라는 사실에 경영진이 아닌 말단 사원으로서 좌절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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