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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 마운드에 서다 - 자이언츠 키드의 사회인 야구 도전기
정범준 지음 / 알렙 / 2010년 11월
평점 :
‘야구’, 대부분의 한국 남성을 흥분시키는 매력의 스포츠. 그 누가 이를 부정할 수 있을까! 저자가 롯데 자이언츠에 매료되었듯이 나 역시 MBC 청룡(LG 전신)에 흠뻑 빠져 어린 시절을 보냈다. 프로야구 원년 개막전, 삼성과 MBC 청룡 전에의 이종도 선수의 끝내기 만루 홈런. 아직도 잊을 수 없는 감동과 흥분으로 남아있다.
‘마흔’, 중년으로 불리기 시작하여 새로운 것에 대한 적응력이 서서히 떨어져 가는 나이. 점점 몸과 마음 모두 늙어가기 시작하는 시기이다. 새로운 것에 도전한다는 것 자체가 쉽지만은 않은 데, 적응력이 떨어져 가능 상황 속에서의 도전은 더욱 멋있어 보인다. 아직은 마흔이 되려면 몇 년 남아있지만,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모습에 정이 가고 공감이 간다.
이 책은 저자 정범준이 나이 마흔 2008년 9월 야구를 시작한 순간부터 2010년 5월 현재까지 ‘K 드래곤즈’라는 사회인 야구단에서 경험한 이야기를 다룬다. 여기에 나오는 내용들은 우리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보거나 겪을 수 있는 것들이다. 등장인물 역시 당연히 우리 주변이 쉽게 만날 수 있는 평범한 사람들이다. 소설에서 있을 법한 극적인 전개나 반전은 없다. 공도 제대로 던지지 못하던 주인공이 뛰어난 투수로 거듭나 팀을 우승으로 이끈다는 내용은 더더구나 나오지 않는다. 단지 저자 정범구가 야구 경기에서 홈런을 한 방 치고 싶다는 내용으로 책이 마무리 된다. 단지 야구에 미쳐 야구만 생각하는 중에 소소하게 겪을 수 있는 이야기들이 조곤조곤 다루어진다. 그래서 더 정감이 간다.
마흔 또는 무언가 새로운 것을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세상에는 소설 속 주인공만이 대단한 업적을 이루는 것이 아니다. 옆집 배나온 아저씨도 작지만 자신에게는 소중한 것을 이룬다. 인생의 주인공은 바로 ‘나’ 자신이지 어느 누구도 대신할 수 없다. 작지만 자신에게 소중한 것을 이룬다는 희망을 이야기하는 이 책이 너무 마음에 든다.
책 읽기 참고 : 책 읽는 데 있어서 인명과 지명은 중요하다. 사회적 배경과 인물간의 관계를 이해하는 것이 책 이해에 있어서 핵심일 경우가 많다. 이 책에도 많은 인명과 지명이 나온다. 책을 읽는 중에 인명과 지명이 신경 쓰인다면 과감하게 인명과 지명을 무시하고 책을 읽을 것을 권한다. 주인공 저자에만 신경 쓰는 것이 흐름에 발맞추어 책을 이해하는데 더 도움이 될 것 같다.
2010년 11월 1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