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보다 낯선 오늘의 젊은 작가 4
이장욱 지음 / 민음사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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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릿속에 작은 방을 하나 만든다. 그 방에 불안이나 외로움 또는 우울 같은 감정들을 넣는다. 외출할 때는 그 방의 문을 단단히 잠근다. 외출이니까. 외출에는 적당한 햇빛과 소음, 목적지 같은 것만 있으면 되니까.
돌아온 뒤에는 문을 따고 방으로 혼자 들어간다. 방은 여전히 불안이나 외로움 또는 우울 같은 것으로 가득하다. 그것들과 살을 맞대고 잔다. 잠에서 깬다. 다시 잔다. 잠에서 깬다. 그렇게 그 방에서 며칠을 지낸다.
그러면 어느 아침, 빈방에 혼자 누워 있는 나를 문득 발견하게 된다. 방에는 나 자신 외에 아무것도 없다. 벽지도 깨끗하고, 창문을 열 수도 있다. 창문을 열면 신선하고 상큼한 바람이 흘러 들어온다. 이윽고 머릿속의 방에서 나온다. 방에서 나오면…… 모든 것을 다시 시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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