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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1 - 현실 편 : 역사 / 경제 / 정치 / 사회 / 윤리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개정판) 1
채사장 지음 / 웨일북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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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 대화를 위해서 필요한 최소한의 지식이란 무엇인가?

답부터 말하면, 그것은 내가 발 딛고 사는 '세계'에 대한 이해다.

세계에 대해 이해하게 되면 그때서야 세계에 발 딛고 있던 '나'를 이해하게 된다.

그리고 깊어진 '나'에 대한 이해는 한층 더 깊게 '세계'를 이해하는 토대가 된다.

나에게 보이지 않고 숨겨져 있던 세계에 대한 이해.

이것이 지적 대화의 본질이다. - p8


현실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와 세계 속에서 살고 있는 '나'.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1]은 세계에 대한 이야기다.


고등학생 때 문과를 선택했었다.

이유는 간단하다. 나는 과학과는 맞지 않았다.

그곳에는 꽤 다양한 과목이 있었다. 

경제, 사회과학, 근현대사, 정치 등. 일명 암기 위주의 과목들이 있었다.

그때는 뭐가 뭔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과목에 나오는 개념들을 무턱대고 외우기 바빴다. 

어느 순간에는 내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도 헷갈렸다.

흥미는 떨어지게 되고, 성적은 그와 비례했다. 

남는거라곤 세상은 너무 어렵고 복잡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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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이 복잡한 개념들을 <역사> <경제> <정치> <사회> <윤리>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다.


<역사>

프랑스 혁명, 제국주의, 세계대전 등 역사를 움직인 크고 작은 사건들은

생산수단과 공급과잉이라는 경제 현상으로 움직이고 있음을 볼 수 있다.


<경제>

경제 속에는 다양한 개념과 원리들이 존재한다. 그 중 우리는 '세금'으로 4개의 경제체제를 본다.

세금이 높으면 그에 따른 복지가 높아진다. 정부가 시장에 대한 간섭이 높은 것이다.

반대로, 세금이 낮으면 복지가 낮아진다. 정부가 시장에 대한 간섭을 줄인 것이다.


<정치>

우리가 살고있는 자본주의는 생산수단의 사유화를 인정하고 있다.

시장에 대한 기업의 지분율을 50 %라고 한다면, 자본주의는 그 이하라고 보면 되겠다.

이런 현상을 유지하는 걸 원하는 쪽을 '보수', 바꾸는 걸 원하는 쪽을 '진보'라 한다.


<사회>

우리는 세계를 '개인주의'와 '집단주의'로 구분할 수도 있다.

개인과 사회의 이익이 충돌할 때 누구의 편에 설 것인가. 


<윤리>

위 물음에 대한 대답에는 윤리적인 측면도 고려를 해야한다.

다수를 위한 소수의 희생은 정당한가? 이 글을 읽는 당신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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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가을 책을 처음 접했을 때의 감정을 표현하자면, 충격에 가까웠다.

고등학생 때 그토록 나를 괴롭히던 다양하고 복잡한 개념들을 

하나의 큰 줄기로 정리했다는 것이 놀라웠다.

굳이 비유하자면, 고기와 채소와 과일을 하나의 꼬치로 관통한 바베큐와 비슷한 모습이랄까.

바베큐가 맛있는 것처럼 책을 읽는 재미도 상당히 있었다.


그 후 약 5년이라는 시간이 흐르고, 개정판이 나왔다.

달라진 것이 있다면, 몇몇 문장을 다듬었다는 정도인 것 같다.

(처음 나온 버전을 '구판', 개정판을 '신판'으로 말하겠다.)


'구판'

실제로는 이렇게 단순하지 않겠지만, 

이것이 오늘날 논쟁이 되고 있는 신자유주의와 후기 자본주의의 선택 문제의 본질이다. - p173


'신판'

실제로는 고려해야 하는 사항들이 더 복잡하지만,

이것이 오늘날 논쟁되고 있는 신자유주의와 후기 자본주의의 선택에서의 근원적인 측면이다. - p1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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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을 이루고 있는 두 가지 중, '세계'를 알아보았다.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2]에서는 나머지인 '나'에 대해서 알아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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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 제로 편 - 지혜를 찾아 138억 년을 달리는 시간 여행서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개정판)
채사장 지음 / 웨일북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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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출간된 두 권의 책,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현실 편]과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현실너머 편]은 

각각 '세계'와 '나(자아)'라는 큰 주제로 되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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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나온 신간은 세계와 자아가 분리되기 전인, 

'일원론의 시대'의 이야기다.

이번 출간된 책의 제목이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3]가 아닌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제로]가 된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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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총 7 장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우주>, <인류>, <베다>, <도가>, <불교>, <철학>, <기독교> 순으로 되어있다.

이름만 들어도 벌써부터 어렵고 낯선 주제들이지만, 

하나하나 따져보면 마냥 어렵지는 않다.

저자는 우리의 이해를 보다 쉽게 하기 위하여, 

정성을 기울여서 집필을 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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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여정의 이야기는 우주가 탄생한 138억 년전,

아니 그 이전에 시간에서부터 시작되며,

우주와 생명 그리고 문명의 탄생,

고대 동양 사상과 고대 서구 사상을 아우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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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분량은 약 550 페이지이기에 적지 않은 내용들과 

얕다고 하지만 어느 정도의 깊이가 있는 지식들을 보고 있으면

지치는 순간이 종종 오곤 했다.

저자도 이를 신경 쓴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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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전작들을 통해 증명된 사실이지만, 

이번 책도 우수한 가독성을 가지고 있다.

또한 어려운 내용들에 대한 거부감을 줄이기 위해

'나도 어려웠다. 하지만 자세히 보면 어렵지 않다.' 라는 

위로의 말들을 심심치 않게 건네준다.

글에 대한 친근감이 드는 이유가 여기 있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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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책들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들에는

'참고했던 문서들에 대한 언급이 없다.'라는 것으로 알고 있다.

다행히도 이번에는 그렇지 않았다.

책의 마지막에는 참고했던 도서들에 대한 목록이 적혀있다.

정확히 61 권이다.

참고 도서의 수량과 2년 만에 신간이라는 점만 봐도

이번 책에 대한 정성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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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짧지 않은 책을 읽다보면 가령 이런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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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왜 고대사상에 대해 알아야 하지? 당장 먹고 살기도 힘든데 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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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가령'이 아니고 꽤 자주 이런 생각이 들었었다.

살다보면 삶에 직면하는, 눈에 보이는 문제들이 더 많이 있고

요즘에는 꽤 체감을 했던 것 같았다.

그래서 사실 읽기 힘든 순간 또한 찾아오곤 했다.

이에 대해 저자는 아래와 같이 말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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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고대인의 사상과 종교를 들춰보고 

그들의 말에 귀 기울여야 하는 것은

수많은 낯선 대륙에 상륙하기 위해서다.

다른 세계관에 발을 디딤으로써 

나의 작은 세계관의 영토를 가볍게 넘어서기 위해서다.

수많은 세계관의 대륙을 탐험하고 돌아온 사람만이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대답을 자신의 세계관이 아니라 

자신의 의지에 따라 결정할 수 있다. - p3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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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릇을 비우고 나면 많은 것이 그리워졌다 - 삶의 모든 마디에 자리했던 음식에 관하여
정동현 지음 / 수오서재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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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는 것을 좋아하지만, 사실 음식에 대한 추억은 많이 없다.
음식을 좋아한다기보다는 먹는 행위를 즐기는 편이다.
그럼에도 어떤 음식을 먹을 때 자동으로 생각나는 순간들은 몇몇 있다.

삼시세끼를 챙겨드시는 아버지의 성격으로 인해
우리 집은 아침을 먹는 편이며, 대부분 어머니가 준비해주신다. 그리고 아침 식탁 위에는 달걀프라이가 올라와 있다.
완전식품이라 불리는 만큼 영양도 풍부하고, 그에 못지않게 맛도 훌륭한 음식이다. 하지만 매일 먹으면 질리기 마련이다. 고소했던 그 맛은 어느덧 비린 맛으로 바뀌어있었고,
저염식을 선호하셨던 셰프님의 소신은 먹는 행위에 밋밋함을 선사해주셨다. 아침부터 그런 프라이를 보게되면 한숨이 절로 나왔다.

그 이후 입대를 하게 되었다. 300명이 먹는 식당에는
달걀프라이를 찾기 힘들었다. 약 3개월의 취사병 경력을
갖고있는 나는 알고있었다. 뜨거운 불판 위에 기름 냄새를
맡아가면서 프라이를 한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를.
그 맛을 느낄 수 없는 환경 속에서, 나는 그 지겹도록 먹던
어머니의 프라이가 생각이 났다. 그리고 불만을 갖고있던 당시의 내 모습을 못마땅하게 여겼다.

제대를 한 후 처음 프라이를 먹었을 때의 그 감동은
아직도 잊혀지지가 않는다. 그리고 그 후로 약 6년의 시간이
흘렀고, 아침의 달걀프라이를 보면 한숨이 내뱉는 중이다.

책의 저자, 정동현 셰프는 본인의 유년시절부터 유학시절,
그리고 셰프 인생의 마지막까지 있었던 음식에 대한
추억들을 들려준다. 본인의 개인적인 얘기다보니 다소
공감과 흥미가 떨어질 수 있지만, 각 음식에 대한 내용도
있다보니 위 단점을 살포시 덮어주고 있다.
마치 아침 달걀프라이의 소금같은 역할이라 해야하나?
읽는 내내 식욕이 상승했다. 간혈적 단식을 하고있던
나에게 저녁을 먹게 한, 읽으면 안됐을 금서였다.
하지만 이미 늦었다. 이렇게 된 이상, 좋아하는 음식 부분을
정독한 후 오감에 행복을 주어야겠다.

난 먹는 것을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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