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회 방지 대화사전 - 왕고래

후회 방지 대화 사전
왕고래 지음 / 웨일북 / 2021년 3월

[웨일북으로부터 도서를 무료로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미운 말은 그것을 뱉는 사람은 물론 듣는 사람조차 속내를 모르고 지나칠 때가 많다. 좋은 의도를 가진 것처럼 들려서다. 듣는 입장에서는 차라리 “네 거지 같은 인생을 보고 있으면 딱히 내가 최악은 아닌 것 같아서 안심이 돼.”처럼 분명하게 얘기해주면 좋으련만(그러면 들이박고 싸우기라도 하지) 인생 지저분하게 흘러가고 있는데 “널 보고 있으면 그래도 힘이 나. 넌 정말 소중한 사람이야”라고 토사물을 정성껏 나열하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묘하게 속이 뒤틀리기 시작할 것이다. 심지어 그는 이런 말을 뱉고 뿌듯한 표정까지 짓고 있다. 찝찝함은 온전히 내 몫. 환장할 노릇이다.

어렸을 때는 꽤 까불거리면서 말도 재잘재잘 잘했었다. 그럴수록 실수와 오해 또한 많아졌다. 의도하지 않은 단어 선택과 억양, 표정 등은 꽤 많은 갈등을 불러일으켰고, 점점 입을 닫기 시작했다. 지금은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귀찮아서 속으로만 생각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하지만 아직도 실수는 곧잘 하는 편이어서, 자기 전에 이불킥을 날리는 경우도 종종 있다.

[후회 방지 대화사전]은 상대방에게 불쾌함을 줄 수 있는 미운 말, 예를 들어

‘무슨 안 좋은 일 있어?’, ‘나 때는’, ‘이해했어?’, ‘기분 나쁘게 듣지 마’, ‘내가 너 정도 됐으면’, ‘네가?’, ‘미안하다고 했잖아’, ‘이거 하나 지키는 게 그렇게 힘들어?’ 등

실수와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미운 말들을 모아놨으며, 그 수위는 뒤로 갈수록 점점 세진다. 그렇다고 내용의 순서가 있는 건 아니어서, 본인이 보고 싶은 말들만 골라 읽을 수도 있다.

평소 예쁜 말을 하거나, 꼭 그렇지 않더라도 상대를 생각하는 모습이 보이는 사람에게 큰 호감을 느낀다. 이건 아마 반대가 끌리는 것과 비슷한 것 같다. 좋은 말, 좋은 생각을 가지려고 노력해도 아직도 부족한 게 많다. 좀 더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