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의 몸값 1 오늘의 일본문학 8
오쿠다 히데오 지음, 양윤옥 옮김 / 은행나무 / 2010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오쿠다 히데오...

이 작가는 내가 활동하고 있는 인터넷 북카페에서 만난 인연에게 선물로 받은

'남쪽으로 튀어'라는 소설을 통해서 처음으로 알게되었다.

한때 운동권이었던 한 가장의 쾌팍하면서도 유쾌한 이야기에 어찌나 웃었던지.

가벼운 듯하면서도 그 속에 감춰진 사회적인 문제들을 끊임없이 생각하게 만드는

그 묘한 매력에, 참 독특하고 괜찮은 작가구나 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었다.

그 이후로 다른 작품을 찾아볼 기회에 없었는데, 오쿠다 히데오의 첫번째 본격 서스펜스 작품이라는

타이틀과 함께 900여 페이지나 되는 분량의 최신간이 나왔다는 소식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이 작품을 읽는 내내 시간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모를 정도로 흡입력이 매우 강했다.

잠시라도 책을 손에 놓았다가는 기대하던 결말이 어이없게 날라가버릴 듯한 착각에 빠지기도 했으니...

 

올림픽의 몸값...

이 책의 제목부터 뭔가 심상치가 않듯, 정말 도쿄올림픽을 상대로 한, 발칙한 테러리스트의 이야기다.

1964년 도쿄올림픽을 몸값으로 걸고 나라와 정부를 상대로 돈을 요구하는 테러범은

누구나 부러워하는 미래가 보장된, 도쿄대 경제학부 대학원생인 시마자키 구니오라는 청년이었다.

 아키타의 가난한 집에서 태어났으나 가족들과 다른 길을 선택하고 모범생을 살아왔던 그는

도쿄올림픽을 위한 건설이 한창이던 때에, 심장마비로 죽은 형의 시신을 거두고 장래를 치르러 갔던

그 현장에서 형과 같은 고생을 느끼고자 고된 막노동 일을 하게 되는데...

그 속에서 거창한 올림픽의 모습에 감춰진 사회적인 부조리와 현장직 근로자들의 고충 등을 느끼면서

결국에는 그들과 동화되어 마약중독까지 경험하게 되며, 작은 분노를 테러라는 발상으로 전환하게 된다.

급기야 훔친 다이너마이트를 갖고 엄청난 일을 계획하게 되는데...

그리고 두번째 주인공, 스가 다다시.

그는 시마자키 구니오의 동창으로 중앙 텔레비젼 방송국 예능국 PD인데, 경시감인 아버지의 눈밖에 나서

집밖을 나와 구니오의 뒤를 밟으면서 그의 발칙한 범죄를 호기심과 안타까운 마음으로 지켜봐주는 청년이다.

그리고 또 한명의 주인공은 오치아이 마사오.

단란한 가정을 꾸리며 올림픽 개최일에 맞춰서 출산할 둘째아이를 기다리며 새로운 희망을  꿈꾸는 가장이자,

경시청 수사과의 형사로 시마자키 구니오의 뒤를 숨막히게 쫓으며 잡으려는 사람이다.

이 세 사람이 주요 인물이나, 이 책 곳곳에는 눈에 띄는 등장인물들도 보인다.

전체적인 구성은 이 세사람이 번갈아가며 자신의 입장에서 바라본 이야기를 두가지 시간속에서 펼쳐놓고 있다.

특이한 소설의 구성 때문인지, 전혀 지루한 감이 없고 과연 어떻게 이야기가 풀어져갈지 궁금해 미칠 지경이었다.

일본의 야쿠자까지도 도쿄올림픽의 성공을 바라며 떠날 생각을 하는 가운데, 무모한 한 청년의 협박은

지켜보는 내내 안타까우면서도 내심 콱 성공해버리면 좋겠다는 지지까지 보내게 되는 나자신을 발견하곤

이것이 오쿠다 히데오가 선사하는 재미구나 싶어서 웃음이 나기도 했다.

결말이 우리의 바램대로, 주인공 구니오의 바램대로 100% 성공적으로 끝내지는 못했지만

그가 이루려고 했던 일들 가운데, 그 과정을 지나가면서 곳곳에 숨겨진 사회적인 문제들을 꼬집어내니 통쾌했다.

모처럼, 또 한번의 유쾌한 소설을 만나게 되어 기뻤다.

얼마전, 우수한 성적으로 동계올림픽을 치룬 한국선수들과 기쁨을 함께 하면서, 머리속에는 내내 이 작품이 떠올라

한동안 시마자키 구니오의 애절한 외침이 귓가에 들리는 듯 했다.

올림픽의 몸값은 얼마일까... 결코 가볍지만은 않은 이 소설을 꼭 읽어보라고 권유하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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