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왕구천'이란 2권짜리 소설책을 처음 접하게 되고서 나는 학창시절 역사시간, 한문시간에 배웠던 '와신상담'을 함게 떠올리게 되었다. '와신상담'은 중국 춘추전국시대 오나라와 월나라 간의 싸움에서 전해지는 고사이며 가시가 많은 나무에 누워 자고 쓰디쓴 곰쓸개를 핥으며 패전의 굴욕을 되새겼다는 뜻이다. 이 고사성어를 좀 더 자세히 설명하고자 소설과 역사 속으로 들어가보면 내용이 이러하다. 오나라 왕 합려의 배신으로 스승과 어머니와 사랑하는 여인을 잃은 월왕 구천에게 오히려 전투 중에 화살을 맞아 중상을 입고 그의 아들 부차에게 원수를 갚을 것을 유언한 합려. 월나라 왕 구천은 기선 제압을 위해 오나라를 먼저 쳐들어갔다가 오히려 지게 되고... 굴욕적인 포로생활을 그의 아내와 충신 범려와 함께 3년을 보내게 된다. 오나라의 속국이 되겠노라 맹세하고 환심을 사서 겨우 귀국한 구천은 다시 일어설 결심도 접고 고생한 일들을 모두 잊어버리고 매일 기름진 음식과 술, 여자 등에 취해 지내다가 스승의 아들인 구자검의 쓸개를 내놓는 의로운 죽음으로 자신의 잘못된 현실을 깨닫고 스스로를 돌아보게 된다. 여러 인재들과 머리를 맞대고 계략을 세우고 실천한 끝에, 오나라 부차가 중원을 차지하기위해 북벌에만 신경을 쓰는 사이에 오나라를 정복한 구차. 드디어 부차를 자살하게 만들기까지 이른다. 이 소설은 우리가 보통 알고 있는 오나라와 월나라의 구천과 부차의 이야기 외에도 둘 사이의 전쟁을 중심으로 사건 전, 후의 이야기들이 어우러져서 읽는 내내 숨가쁘기까지 했다. 때론 너무 빠른 전개 때문에 좀더 상세한 묘사나 설명이 부족한 느낌도 들었으나 역사소설은 원래부터 잘 읽지 않았던 나에게는 오히려 즐거운 시간들이었다. 복수는 복수를 낳는다는 설정 속에서...한 사람의 개인으로 따져 본다면 인간적인 모습에 반할 수 밖에 없었던 주인공들이 서로를 향해 원망하고 칼을 겨누게 되니 안타까웠다. 역사 속의 이름에 남는 유명한 사람은, 백성들을 책임지는 왕이기에 어쩔 수 없이 감당해야하는 사명이 있기에 적국의 왕은 친구이기 보다는 한편은 죽음으로 생을 마감해야 하는 이야기가 서글프기까지 했다. 그리고, 나라의 운명을 짊어지고 가는 이들 왕은 모두 업적들은, 곁에서 묵묵히, 때로는 과격하게 목숨을 내놓고 함께 고민하고 함께 싸워 나가는 충심들이 있었기에 가능하다고 생각했다. 과거나 현재나....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이 전쟁터와 같은 시간 속에서 월왕 구천의 이야기과 와신상담의 의미를 떠올려보며 후회없이 치열하게 살아보고 싶다는 강열한 의지가 솟아나기도 했다. 역사 속에서 현재의 내모습까지 돌아볼 수 있도록 소중한 시간을 제공해준 이 책에 감사를 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