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역사전구결
김재홍 지음 / 이회문화사 / 2007년 4월
평점 :
품절


주역사전(周易四箋) 구결(口訣) 서평

   

   다산의 주역사전(周易四箋)에는 다산 정약용의 핵심 사상이 집약되어 있다. 예로부터 동양 고전이라 하면 흔히 사서삼경을 드는데 이중에서 주역(周易)을 으뜸으로 여겼다. 공자님께서도 주역을 읽어서 주역책의 가죽 끈이 세 번 이나 끊어지지 않았던가! 이탈리아의 르네상스기에 레오나르도 다빈치라는 걸출한 인물이 있었다면 우리나라에는 다산 정약용이라는 뛰어난 천재가 있었다. 다산의 학문은 두루 미치지 않은 곳이 없었다. 그러나 다산의 학문의 뛰어남은 오히려 파란만장한 인생역정의 부산물로 볼 수도 있다.  

  다산선생에게는 18년 동안의 강진에서 유배생활이 자신의 학문을 차분히 정리하는 계기가 되었다. 그가 남긴  수많은 저술 중에서도 1표(경세유표) 2서(목민심서, 흠흠신서)가 가장 유명하다. 그러나 다산 선생 자신은 여유당 전서에서 정작 자신의 학문의 정수를 1표 2서에 두지 않고 오히려 주역사전과 상례사전에 두었다. 그리고 500년 후에나 자신의 학문에 대한 후학들의 질정을 기다린다는 생각에서 호를 사암(俟庵)이라고 지었다. 21세기에 이른 지금의 우리들에게 상례사전의 시대적 의미가 퇴색되어 가는 것을 생각한다면, 주역사전 이야말로 다산 사상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학자와 지식인들이 쉽게 주역을 읽어보고 싶어 하지만 그다지 성공적이지 못하다. 주역의 한문이 너무 어렵기도 하고, 주역의 체계가 워낙 복잡한 탓이기도 하다. 다산은 이런 것을 간파하여 5년간에 걸쳐, 후학들이 길을 잃지 않고 보다 효과적으로 주역을 이해 할 수 있도록 4가지 방법(四箋)과 3역(三易)으로 정리하였다. 4전이란 퇴이(推移), 물상(物象), 호체(互體)와 효변(爻變)이다. 아울러 3역이란 교역(交易), 변역(變易)과 번역(反易) 이다. 이와 같이 4전과 3역의 간단한 원리로서 중국의 역대학자들도 해결하지 못했던 64괘를 간단히 정리했다.  

  오늘날 사람들이 주역사전에 접근하는 것은 200여년 전 사람들이 어렵게 여긴 만큼이나 어렵다. 함재 선생께서는 30여년 이상을 다산주역연구에 몰두하였다. 그 결과물이 지금 우리들의 눈앞에 있는 주역사전 함재 구결본(周易四箋 涵齋口訣本)이다. 함재 선생은 “~하니라, ~하니, ~컨대” 등의 현토와 아름다운 우리말을 살려 풀이하여 후학들이 주역사전을 공부하는데 길라잡이가 되도록 하였다.  

  주역사전 함재 구결본을 보다 쉽게 읽고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먼저 사암선생주역사전구결서(俟庵先生周易四箋序)를 펴볼 일이다. 서문에서 주역의 원리와 다산의 주역사전을 읽는데 도움이 되는 것을 요약하여 정리해 놓았다. 먼저 읽어 보기를 권한다. 또한 다산 선생께서 주역을 읽는 18가지의 요지를 정리해 놓은 독역요지(讀易要旨)를 여러 번 반복하여 꼼꼼하게 읽어 보는 것이 주역사전을 이해하는데 가장 빠르고 좋은 길이 될 것이다.  

  주역을 이해하면 응용할 수 있는 영역이 아주 많다. 그 한분야가 바로 한의학이다. 오운 육기와 더불어 우리의 오장 육부가 조화로운 균형상태를 수화기제(水火旣濟)라고 한다면, 수승화강(水升火降)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아 우리 몸이 병에 걸린 상태, 즉 불균형 상태이자 어그러진 상태를 화수미제(火水未濟) 라고 할 수 있겠다.  

  훌륭한 삶의 지침서인 주역을 이해하고 아울러 한의학을 공부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주역사전구결을 권한다. 이 책을 열심히 궁구하다 보면 한문에 대한 문리(文理)가 저절로 터지게 되고 직독직해(直讀直解)하는 능력이 생기는 것은 독자가 얻을 수 있는  가장 좋은 보너스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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