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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런던에서 사람 책을 읽는다
김수정 지음 / 달 / 2009년 8월
평점 :
절판
글을 쓴 사람은 김수경
글을 낸 곳은 달 출판사
나는 런던에서 사람 책을 읽는다(Living Library )
'리빙 라이브러리'는 유럽에서 시작되어 빠른 속도로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는 신개념의 이벤트성 도서관이다.
도서관에서 '책' 대신 '사람'을 빌려준다.
독자들은 읽고 싶은 한 권의 책(사람)과 마주앉아 자유로운 대화를 통해 한 사람의 인생을 읽는다.
이 책은 영국에 살고 있는 저자(김수경)가 런던에서 열린 '리빙 라이브러리'에서 책들을 독서(대화)한 경험을 진솔하게 담은 책이다.
이벤트성 도서관이기는 하지만 여기에 등장하는 책(사람)은 모두 살아 있는 이야기다. 직접 물어보고 답을 듣고, 그리고 그사람의 마음을 전해 듣는다.
리빙라이브러리의 컨셉은 단순하다. 도서관에 와서 '책'을 빌리는 대신 '사람'을 빌리는 것이다. 대출시간은 30분. 독자들은 준비된 도서목록(사람)을 보고 읽고 싶은 책(사람)을 선택한다. 그리고 대출한 그책(사람)과 마주 앉아 자유로운 대화를 통해 그사람의 인생을 읽는 것이다.
이 책에 사람책 열네권이 등장한다.
'사람책 1'에는 크리스틴 리스라는 싱글맘 책, '
사람책 2'는 예순살에 가출을 감행하여 새로운 인생을 시작한 진 클락이야기
'사람책 3'에는 스테판 피셔가 한뼘이라도 편견을 없애기 위해 장학사로 새로운 삶을 시작한 이야기.
'사람책 4'에는 레즈비언인 키아라 할번,
'사람책 5'에는 사랑때문에 우울증을 앓고 있는 조안 위,
사람책 6'은 여자소방관인 세레나 바나시 이야기,
'사람책 7'은 죽은 후 신체기증을 약속한 로버트 아쉬톤 이야기
'사람책 8'은 소울메이트를 만난 정병 환자인 토니 랑포드이야기
'사람책 9'는 휴머니스트 한나스틴슨 이야기
'사람책 10은 혼혈인들의 스스로 만들어가는 정체성을 이야기하는 사미어 제라지
'사람책 11'은 채식주의자 하나바터쉘
'사람책 12'는 정신분열증 환자인 존 레이크
'사람책 13'은 상류층보다는 지식인이고싶어하는 사립학교졸업생인 알렉스 저마니스이야기
'사람책 14'는 트랜스젠더인 캐리 와이브라우 이야기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리빙라이브러리의 Open Books으로 돈 없이 살기 프로젝트를 실행하는마크보일이야기가 나온다.
다양한 사람들이 책으로 등장한다. 우리나라 정서로는 도저히 이해하기 힘든 사람들이 주로 이 도서관의 책(사람)으로 등장한다. 사람책 한권 한권을 읽을때마다 아주 신중하게 읽었다.
이사람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편견없이, 선입견이라는것을 갖지 않고 보기 위해서 참으로 신중하게 읽었다.
모든 책이 다 이해되고 다 상식으로 극복되지는 않지만, 그 책을 읽고 그 주제에 대해서 생각하는 시간을 갖기에는 충분했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솔직하고 진솔해서 아름답다는 것이다.
이 리빙라이브러리에 책으로 등장하는 사람은 자신의 이력을 부끄러워하거나 숨기려하지 않고 당당하게 이야기한다. 그리하여 사람들이 자신들에게 갖는 편견이나 선입견을 없애고자한다.
책을 읽으면서 가장 많이 떠올랐던 생각은 "사람 사는 세상은 어디라도 마찬가지" 라는 것이다. 사회적 소수자가 겪는 편견어린 시선과 힘겨움은 유럽인이라고 해서 덜하지는 않다는 사실 때문이다.
23살이라는 나이에 싱글맘으로 살아가는 크리스틴을 보면서 그녀의 씩씩한 모습이 무척이나 대견스러웠다. 가장 좋은 것은 스스로가 경제적인 능력을 키우고 한 생명에 대해 책임질 자세가 되어있을 때 부모가 되는 것이겠지만 이미 벌어진 일이라면 누구를 탓하기 보다는 현재 상황에서 최선을 다는 것이 더 중요하다.
태어날 때는 남자의 몸으로 태어났지만 죽을 때는 완전한 여자로 죽고 싶다는 소망을 가진 트렌스젠더의 고백, 나이 60이 넘어 이혼을 하고 마침내 자신의 삶을 찾은 진클락 할머니의 이야기는 한참 동안이나 머리속에 남아있었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알고 있는 도서관의 개념을 뛰어 넘어 아주 기발한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있어 사회가 발전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우리사회도 지금은 기본적인 개념은 유지하되 사고의 전환이 필요한 시기라고 본다.
진보니 보수니 하는 고루한 생각을 극복하는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