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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삽시다 쫌! ㅣ 인생그림책 17
하수정 지음 / 길벗어린이 / 2022년 10월
평점 :

같이 = 여럿이 더불어
함께 = 한데 섞여 어우러져
우리는 보통 같이 함께 더불어라는 말을 같은 의미로 쓰기도 해요
그래서 좋은 뜻을 가진 말로 쓰는 경우가 많지요.
그런데 ‘같이 삽시다 쫌!’에서는 뭔지 모르지만
불안하기도 하고 짜증이 묻어나기도 하고
신경질적으로 다가오기도 했어요
‘같이 삽시다 쫌!’
책표지는 말하고 있어요.
가운데 있는 두 마리의 비둘기만이 통통하니 살이쪄 있어요.
삐쩍 마른 두 손으로 건네는 먹이를 두 마리만 받아먹어요.
가장자리에 있는 나머지 많은 비둘기는 먹고 싶지만 침묵하지요
그중에 몇몇은 먹어보려고 입을 벌리기는 하지만 먹지 못하지요.
뭔가 불공평하다는 걸 느낄 수 있어요.
공원에 비둘기에게 먹이를 주는 할아버지
서로 먹겠다고 싸우는 비둘기
그걸 못마땅해하는 많은 사람
그리고 비둘기에게 세균 덩어리라며 온갖 물건을 던지는 사람들
심지어 뜰채로 잡으려는 사람까지
도시에 사는 비둘기에게 연민의 마음으로 먹이를 챙겨주는 할아버지오
그 비둘기가 유해동물이라고 싫어하는 사람들
어느 날 할아버지가 사라져요.
그리고 비둘기들은 사람으로 모습을 바꾸어 도시 곳곳에 숨어 살지요
그런데 사람들은 또다시 뭔가를 미워하기 시작해요
이번에는 야생고양이이지요
왜 뭔가를 혐오하면서 살아가야 할까요?
사람으로 모습을 바꾼 비둘기는 요양병원에서
쓸쓸하게 홀로 지내는 할아버지를 찾아가요
경계를 허물고 모두 함께 춤을 추지요 신나게
“같이 삽시다~ 구구구!”
이 말에 아주 많은 뜻을 담고 있는 것 같아요
이것이다 저것이다의 논리가 아니라
나와 다른 존재와 함께, 같이, 더불어 살아가는 방법에 대한
주제를 좀 더 쉽게 접근해보고자 하는 작가의 의도가 느껴져요.

며칠 전 ‘책과 클래식’의 만남이라는 주제로
음악회가 있어서 제가 사는 곳에서 아주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공원에 갔어요.
진행을 하다가 문뜩 제 눈에 들어왔어요
이 현수막이요
평소에는 몰랐어요.
이게 거기에 게시되어 있는지....
도심 속에 정말 이런 현수막이 있구나
씁씁함이 입속에서 감돌더라구요
모두가 행복해질 수 있는 방법이 있으면 좋겠어요
옳고 그름의 방법보다는
서로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그런 것이 있으면 좋겠어요.
모두 화해할 수 있는 그런 유쾌한 세상을 꿈꿔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