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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와 차곡차곡 - 2021 에즈라 잭 키츠 수상작
하이디 우드워드 셰필드 지음, 이현아 옮김 / 책연어린이 / 2022년 7월
평점 :

◆ 아빠와 차곡차곡 -내 이야기
나는 아버지 나이 마흔한 살에 태어났어요. 자라면서 우리 아버지가 나이가 많다는 걸 알았어요. 요즘에야 흔한 일일 수 있지만 내가 어릴 때만 해도 그리 흔한 일은 아니었답니다.
[아빠와 차곡차곡]이란 그림책을 보는 순간
아버지와의 추억이 올올이 떠올랐어요.
아버지와 차곡차곡 - 하나
손발이 유난히 찬 나는 겨울이 엄청 싫었어요.
천방지축 노는 걸 좋아하는 나는 손발에 동상은 달고 살았으니까요.
겨울 아침, 아버지는 손발 찬 다섯째 딸을 위해 쇠죽 쑨 아궁이 앞에 양말 장갑 운동화를 졸졸이 줄 세워 놓았지요. 얼마나 따뜻했던지 지금도 그 따뜻함이 살아옵니다.
아버지와 차곡차곡 - 둘
겨울방학이 되면 아버지가 땔감을 하러 산에 나무를 하러 갑니다.
아버지 혼자 심심할까봐 어머니는 노란 주전자에 가루 분유 탄 우유와 달걀 두 개를 삶아 내 손에 쥐여줍니다.
아버지가 나무를 하는 동안 쉬라고 햇살이 잘 드는 곳에 내 자리를 잡아 주면 나는 그곳에서 아버지가 나무를 다 할 때까지 돌멩이로 소꿉을 삽니다. 갖고 간 간식을 나눠 먹고 나무를 다하고 집으로 돌아올 때 내 등에는 갈비(소나무 잎 마른 것)를 차곡차곡 쌓아 칡넝쿨로 묶어 내 등에 지어주지요. 그걸 매고 손에는 빈 주전자 달랑거리며 돌아옵니다.
아버지와 차곡차곡 - 셋
육 남매 중 얼굴이 가장 못난 나를 아버지는 ‘난’이라고 불렀어요. 얼굴 때문에 상처받을까 봐 늘 유쾌하게 불렀지요. 못난 것이 부끄럽거나 창피한 게 아니란 걸 나에게 알려 주고 싶었던 거지요. 그래서일까요? 저는 아버지의 ‘난’이가 지금도 좋아요. 여전히 제 얼굴은 예쁘지는 않지만, 아버지의 바람대로 얼굴에 연연하지 않는 삶을 살았고 지금도 그렇게 살아요.


◆ 아빠와 차곡차곡 – 책 이야기
아빠는 힘이 세고, 벽돌 쌓는 일을 해요.
아빠는 일할 때 손으로 하늘을 매만져요.
루이는 아빠처럼 손으로 하늘을 만지면서 놀아요.
아빠가 벽돌을 차곡차곡 쌍을 때, 루이는 책을 차근차근 봐요.
그리고 가족은 엄마가 좋아하는 정원이 있고 강아지도 키울 수 있는
집에서 살기 위해 차곡차곡 준비를 해요.
아빠가 회반죽을 만들 때 루이는 찰흙으로 강아지도 만들고 작은 집도 만들어요.
해가 저물면 아빠 품에 안기지요. 마음이 따스하고 환해져요.
그렇게 아빠와 차곡차곡
드디어 새집이에요.
아빠가 벽돌로 만든 집이지요.
오늘 밤 루이는 여기서 자요
루이가 꿈꿨던 바로 그 집에서요.
루이는 엄마와 함께 꽃을 심을 겁니다 봄이 오면.
언제나처럼 하나씩 하나씩,
차곡차곡

◆ 아빠와 차곡차곡 – 마무리
2021년 ‘에즈라 잭 키츠 상’을 받았다는 《아빠와 차곡차곡》
아빠와 함께 차곡차곡 차근 차근 열심히 살아가는 이야기가 참 따뜻합니다.
루이는 벽돌공으로 일하는 아빠를 좋아해요.
어떤 힘든 일도 척척하는 아빠를 정말 좋아하는 것이 그림책 곳곳에 보여요.
그림에 살짝살짝 보이는 단어들이 무슨 뜻인지 궁금해서 찾아보는 재미도 있었어요.
mis suenos(내 꿈), dream(꿈), I can(나는 할 수 있다), hola(안녕하세요), adios(안녕), esta es mi jardin(이것은 나의 정원이다)
루이네 가족은 차근차근 차곡차곡 하나씩 하나씩 그렇게 시간이 쌓이면서
꿈이 현실이 되지요
그림이 마음을 참 따뜻하게 합니다.
아빠가 일하는 모습과 아이가 학교에서 생활하는 모습을 함께 보여주면서
각자가 해야 하는 일을 성실하게 그리고 재미나게
즐겁게 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요.
그림을 보는데 이렇게 궁금한 게 많은 책은 처음이라
찾으면서 생각하면서 깊게 즐겁게 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