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34
밀란 쿤데라 지음, 이재룡 옮김 / 민음사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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쿤데라 책은 한숨에 읽게 만드는 책보다는 중간중간 멈춰서 생각을 하게 만드는 책인 거 같아요. 


우리는 이야기에 빠져서 자신을 잊고 싶어 책을 보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환상여행을 통해 현실을 잠시 잊고 현실의 부담을 덜어내어 어느 정도 심리적 회복을 하기도 합니다. 


또는 책을 통해서 내 생각을 펼쳐나가는 독서를 하기도 합니다. 쿤데라의 책은 후자의 책에 가깝습니다. 


저에게는 이 책에서, '혁명'이란 것을 전혀 다르게 보는 커플 이야기를 인상적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한 번에 두 개의 국가, 두 개의 사회, 두 개의 입장을 경험하기 힘듭니다. 남자이면서 여자, 어른이면서 아이의 입장을 취할 수는 없는 것과 같습니다. 


혁명에 대한 경험(한 명은 피흘리는 현장 한가운데서 살아남은 여성, 한 명은 책으로만 배워 이상에 젖은 남성)에 따라 '혁명'이란 하나의 단어에서 두 사람이 읽어내는 의미는 전혀 달랐습니다.  


대한민국이란 같은 국가, 같은 사회에 살아도 각자의 다양한 입장에 따라 우리들이 쓰는 단어에 부여하는 의미도 상당히 다를 수 있습니다. 경험이 그 단어의 속을 채우기 때문이지 않을까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의견' 충돌을 하는 게 아니라 '경험' 충돌을 하는지도 모릅니다. 


각자가 달리 체험한 경험(내면)을 알 수 없기에 상대방이 반대 입장을 내면 나를 부정하는 것 같지만 사실은 다른 경험을 이야기하는 것일 가능성이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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