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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를 갖고 싶다
전혜진 지음 / 비즈토크북(Biz Talk Book) / 2021년 9월
평점 :

이 책의 목차는 색다르다. 마치 영어단어집의 목차처럼 동사의 나열인 이유는 책의 시작에 적혀있다. 한 번 읽어서는 무슨 의미일까 모르겠지만 이 책을 다 읽어보고 나서 다시 이 문장을 여러번 읽어보면 완전히는 아니지만 감은 올 듯 하다.

ㅣ 반하다
부산 태종대 여행을 하던 중 대한민국 아줌마의 상징 '뽀글머리 스타일'에 대해 '브로콜리 밭'이라고 표현하며 킥킥 대는 외국인들에게 니들이 대한민국 아줌마 뽀글머리의 유래를 아냐며 한 나라의 역사와 문화를 존중하라고 쏘아붙이는 작가의 당당함에 살얼음 낀 사이다를 원샷한 듯한 기분이었다. 나도 어릴 때는 대중교통에서 순서보단 내가 우선이라는 듯 자리를 선점하시는 아주머니들이 불편했다. 우왁스럽다고 생각했었다. 점점 나이가 들다보니 왜 그들이 그렇게 될 수 밖에 없었는지에 대한 생각과 연민이 들었다. 작가말따라 누군가에게 너무 쉽게 태그를 달아버린게 아닌지 잠시 반성할 수 있는 부분이었다.
ㅣ 열망하다
우리가 누르는 좋아요 300개면 내가 어떤 취향의 사람인지 분석이 가능한 시대가 왔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판단함에 있어 이제 인간은 AI에게 뒤쳐질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인간은 인간의 약점으로 맞설 수 있다. AI는 희생과 슬픔등을 온전히 이해하지도 실행하지도 못한다. 우리는 인간이기에 데이터가 가르키는 방향과 정 반대로 향할때가 많다. 그것이 곧 인간의 차별점이다.
ㅣ 느끼다
P.52 느끼다 라는 부분은 읽고 또 읽고 수십번을 읽어도 어렵다. '너는 누구야?' 라는 질문이 쏘아올린 '나'에 대한 고찰. 국적, 사는 곳, 회사명과 직책이 아닌 오롯이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답에 'Umm.....' 밖에 할 수 없었던. 떼제에서 만난 독일인 소크라테스는 어떤 삶을 살아왔기에 저런 질문을 할 수 있는걸까 라는 궁금증과 책을 덮었다 다시 폈다 고민해보는 '나'.
이 외에도, 떼제베에서 만난 국경없는 의사회 프랑스 지부들 친구들을 통해 얻은 '사랑하다', 유명한 강사 친구의 진짜 더러움을 일깨워주는 '묻다' 등 매 장마다 작가 특유의 통쾌함과 느낌표 백만개가 공존한다.
가벼운 에세이집이라 생각했는데, 동사 하나하나 읽을 때마다 한 번만 읽고 넘긴 챕터가 없는 듯 하다. 다음 장을 읽다가도 다시 돌아와 곱씹어보고 하루종일 이 책을 손에서 놓을 수가 없었다.
주말에 외곽에 있느 예쁜 카페나 공원에 가서 나의 히어로 부모님과 같이 읽어보고 싶은 책
#에세이 #나는나를갖고싶다 #전혜진 #비즈토크북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솔직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