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혼자 죽다 - 세상에 없는 죽음, 무연사 209인의 기록
성유진.이수진.오소영 지음 / 생각의힘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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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인지 고독사라는 용어가 낯설지 않게 되었다. 주로 '중장년층,경제적 취약계층, 가족관계단절'라는 세가지 공통점을 가진 남자들이 홀로 죽음을 맞이하는 이야기를 모아놓은 기록집이다. 지난 5월 6일에 구입한 이후 오늘까지 틈틈히 읽을때마다 속으로 많이 눈물을 흘렀다.

 

 평범하게 일상생활을 사는 이들에겐 이런 이야기는 그저 타인에게 일어나는 일이겠거니 수수방관하고 외면하기 일쑤겠지만, 경제적 능력이 없으면 인간 대접도 못받고 가족관계도 파탄나는 일들이 어쩌면 우리 삶 깊숙이 이미 자리잡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으례 체면을 먼저 생각하고 모멸감을 당하는 것을 극구 부정하고 싶어하는 한국사회의 의식구조안에서 특히 남자가 서로 도움받기도 요청하는 것도 더욱 꺼려하게 만드는 것도 고독사가 늘어나는 원인이겠지.지금까진 40대이후의 고독사가 많았지만 앞으로는 20~3...0대 남성뿐만 아니라 여성들도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게 더 큰 문제이다.

 

장애인은 더욱 무연고 고독사에 노출되어있다. 가족이 버리는 경우도 많고 장애인 연금이나 기초생활 수급비 등을 노리는 사기꾼에 쉽게 당하고 나서 대책없이 죽음에 더 빨리 이르게 되는 것 같다.

 

 

해결방안은 결국 궁극적으로 사회안전망을 든든히 하고 공동체의식을 살리자는 것인데, 첨단기기와는 점점 익숙해져가고 반면에 점점 사람에 대한 관심은 멀어져 가는 현 세태에서 그게 가능하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무심코 떠오른다는게 더 암담하게 만든다.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는 죽음들에 대해 감정의 치우침없이 덤덤하게 써내려간 이 책.. 솔직히 많이 팔릴거라 생각은 들진 않는다. 우리 팀 동료 한명에게 추천했더니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그래도 읽기에 불편하고 힘들어도 한번쯤은 읽어볼 가치가 있는 책임엔 틀림없는 것 같다.

 

 

 나도 어쩌면 무연고 고독사를 당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요즘 들어 부쩍 든다. 그리고 어떻게 죽음을 맞이해야할지 고민이 많아진다. 그래서인지 내 자신이 삶에 대한 소위 무익한 것들에 대한 관심이 멀어져간다.

 

아무도 없는 가운데서 경찰과 간호사만이 나의 죽음을 지켜봐도 기쁘게 숨을 거둘 수 있도록 지금부터라도 내공(?)을 키워나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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