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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챙김 명상과 자기치유 -상
존 카밧진 지음, 장현갑 외 옮김 / 학지사 / 2005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동양의 명상이 서양인의 고민을 통해 재구성되어 실용적인 치료 프로그램으로 거듭났다. MBSR은 존 카밧진 박사가 마음챙김 명상, 핫타 요가 등의 내용을 가지고 일반인들의 스트레스 이완이라는 주제로 재구성한 프로그램이다. 이 책은 MBSR의 실용서로 필자는 4년 전에 상권을 읽은 기억이 있다. 이후 마음챙김을 더 공부하고 다시 읽어보니 카밧진 박사의 많은 고뇌와 이를 실용해내는 여러 용기있는 시도를 느끼게 된다.
이 책은 불교의 영성을 들여왔지만 불교라는 용어는 언급하지 않는다. 단지 불교의 마음챙김을 가볍게 활용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도 뭔가 말할 수 없는 영성이 존재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카밧진 박사는 불교의 ‘번뇌’라는 용어를 ‘스트레스’라는 현대어로 바꿔 일반인들의 마음의 고통에 대한 해결을 돕고 있다. 이러한 카밧진 박사의 생각과 노력이 마음챙김을 일반인들에게 전달하고 또 치료기법으로 자리잡게 한 것에 대한 큰 공헌을 했다고 보아진다.
불교에서의 마음챙김과 비교를 한다면 MBSR은 스트레스에 관한 문제를 해결함에 있어서 신체와 마음의 균형을 중시한다는 느낌이 든다. 스트레스가 마음에서 오는 것만이 아니라 몸과 마음에서의 불균형된 작용에서 유발된다는 것이다. 카밧진 박사는 이러한 문제를 통찰력있게 발견하였고 핫타요가에서의 바디스캔이나 요가명상을 함께 첨부하여 일반인들이 자신의 몸에 마음챙김 할 수 있는 편안한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아울러 현존의 힘, 수용에 대한 이해를 적절하게 안내하고 있어서 어쩌면 오히려 마음챙김 명상을 이해하기에 더 편안한 안내서라는 생각도 든다. 필자도 과거에 마음챙김을 관심있게 공부하며 여러 선원과 수행처를 다녔었다. 그때 뭔가 시원하게 이해되는 부분이 없었는데 이후 MBSR을 공부하며 마음챙김에 대한 명확한 개념정의를 하였던 경험이 있다. 이처럼 쉽게 마음챙김을 정의 내리고 안내하는 것은 대단한 통찰이라 보아진다.
MBSR(마음챙김에 기반한 스트레스 이완 프로그램)은 이후 MBCT, ACT, DBT 등으로 확산되었다. 이에 마음챙김이 현대의 심리치료에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게 되었다. 명상이 주는 힘이 개개인의 효능감을 증대시켜서 자신의 심리정서적인 치료를 돕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명상의 확산은 고무적인 것으로 생각한다. 그래도 좀 아쉬운 것은 MBSR의 마음챙김이 자칫 불교가 이야기하는 탐진치의 벗어남이든가 깨달음에 도달하는 안내로는 많은 부족함이 있다라는 것이다. 그래서 오랜 수행으로 잡아온 마음챙김 명상이 MBSR의 프로그램 정도로 이해될 것 같은 오해가 일어나면 어쩌나 하는 걱정도 된다.
본 ‘마음챙김 명상과 자기치유’는 존 카밧진 박사가 쓴 ‘Full Catastrophe Living(격변으로 가득찬 삶)’을 번역한 책이다. 어쩐지 제목에서 전달하고자하는 독자의 범위가 다르다는 느낌이 든다. 카밧진 박사는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이 책을 전달하고자 하고, 책을 번역한 역자는 마음챙김을 공부하는 사람들에게 이 책을 전달하려고 하지 않았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