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목소리, 빛나는 책장 - 도쿄 독립 서점 Title 이야기
쓰지야마 요시오 지음, 정수윤 옮김 / 돌베개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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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한번쯤은 꿈꾸듯

나도 어릴 때 서점주인이 꿈이었던 시절이 있었다.

그 이야기를 듣고 엄마는

대형서점에서 또는 인터넷으로 편하게 책을 사서 볼 테니 그 꿈은 쉽지 않을 거라고 했다.

그런가...

하곤 어린아이답게 새로운 꿈을 찾아 떠났다

몇 해 전부터 '독립서점'이라는 이름의 각자의 개성있는 작은 서점들이 생겨났다

일정이 있어서 방문한 동네에 시간이 나면 근처 독립서점을 검색해서 방문해보기도 했다.

주인의 취향에 따라 전하고싶은 메세지에 따라 꾸며진 서점은

때로는 따뜻했고 때로는 감각적인 개성이 가득해서 눈이 번쩍 뜨이기도 했다.

서가의 책들을 둘러보기만 하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배부른 느낌이 들게 하기도 했다.

이 책은 일본 도쿄의 독립서점을 가꾸고 있는 쓰지야마요시오의

책과 서점이야기, 삶에 대한 이야기 들이 단정한 글로 잔잔하게 담겨있다.

단정한 어투와 짧은 호흡으로 잔잔한 이야기가 적혀있어서 아이를 재우기 위해 눕혀놓고 함께 읽기에도 좋았던 책이었다.





책에 대한 것, 서점에 대한 것

-새로운 상점이 생긴다는 것은 0에서 1이 되는 일이다. 어디에 서점을 열든 우선은 깃발을 꽂아야 한다. 이 세상 어딘가에 나는 깃발을 내걸고, 바람에 펄럭펄럭 나부끼게 하자.. 개인이 내건 깃발은 분명 작을 테고 높다랗게 펄럭이지는 못하리라. 그러니 역 앞 빌딩 사이에 있는 것보다는, 조금 외지더라도 전망이 있는 편이 누구에게나 잘 보인다.

-작은자유_ 프란츠 카프카의 '성'에 고용된 측량기사 K가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성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보이지 않은 누군가에 의해 이리저리 휘둘리는 미로와 같은 소설이다. 지금으로부터 100년도 더 전에 쓰인 이야기지만 개인이 거대한 조직에 괴롭힘을 당하고, '책임자 부재', '담당자부재'라는 말로 외면받는 모습은 마치 현대사회를 예언한 것처럼 보인다. 어떤 문제가 발생해도 아무도 책임지지 않으며, 사건은 안갯속에 갖힌 듯 흐지부지 되어 버린다.

-"서점에는 분위기가 닮은 사람들이 주로 오잖아." . 분명 어떤 상점을 좋아해서 자주 찾는 사람들은 비슷한 취미와 취향을 갖고 있고, 그 사람이 처한 환경도 비슷할지 모른다.거리에 상점을 낸다는 건 싫든 좋든 나와 '약간 다른' 인생을 사는 사람을 만나는 일이다.

-어떤 상점에서 물건을 사는 행위에는 그 상점의 태도에 표를 던진다는 의미가 포함되어 있다. 지금 시대는 상품이나 서비스뿐만 아니라 '차별을 선동하는 책을 두고 있지는 않는가.'혹은 '환경과 노동자를 배려하고 있는가.' 같은 사회문제에 대한 상점의 태도도 소비자들에게 중요하다.

-빈곤이라고 하면 돈을 상상할지도 모르겠지만 여기서 그 문제는 언급하지 않겠다. 사소하지만, 서점에서 모르는 책에 손을 대는 사람이 줄었다는 것도 빈곤 현상 가운데 하나다. ... 그런 까닭에 "들어본 적 없는 책이라서."하고 미지의 책에 손을 대지 않게 되면, 그 사람에게 보이는 세계는 점차 좁아진다. 이는 그야말로 갈수록 일상 곳곳에서 드러나는 모습니다. ... 사람들의 사고가 단순화 되고 있다.


서점을 만든 이야기. 다른 독립서점을 가꾸어가는 이들의 이야기. 서점 타이틀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개인서점을 운영하는 것에대한 이야기.

책에 대한 이야기, 대형서점에서 일했을 때의 이야기 들이 담겨 있었다.

책을 좋아하는 이들은 동의할 만한 이야기들이 담겨 있어서 마음 편하게 읽히기도 했고,

빈곤에 대한 이야기에서는 늘 읽는 분야의 책들만 읽고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지 못했던 것을 반성하며 다양한 책을 조금 더 가까이 두고 자주 읽어야겠다는 생각도 했다.

스쳐 지나간 것들

-책장은 몸 바깥에 부착된 두뇌와도 같아서 풍부하게 만들어두면 지식과 감정의 총량도 확장될 가능성이 있다. 살 수 있을 때 사놓고 아직 읽지 않은 책이라고 해도 책장에 꽂혀 있는 것으로 충분히 제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셈이다. ... 당장 읽을 책은 지금의 나를 긍정하기는 해도, 아직 싹이 나지 않은 가능성에 물을 주는 일은 하지 못한다. 책장에 지금 필요한 책밖에 없는 상황은 어쩐지 내게는 조금 쓸쓸하게 여겨지는데, 다른 사람들은 어떨까.

주변인들의 이야기와 작가님의 일상과 생각들을 담은 이야기.



팬데믹 시대의 서점

-매일 하는 일이지만 그날은 그게 그리워서, 다 마친 뒤에는 충만함에 가득찼다. 이곳이 나의 서점이자 일터다.

코로나19 펜데믹으로 인해 많은 분야들이 활력을 잃었지만, 출판가는 도리어 활황이라는 이야기를 들어본적이있다.

나도 OTT로 시간을 보내는 것이 지겨워졌을 때쯤부터 책 대여서비스를 이용하여 책을 읽기 시작했으니 이해가 가는 바였다.

타이틀에도 다수주문이나 아이들을 위한 책등을 구매하는 이들이 늘었다는 이야기는 바다건너에도 사람사는게 비슷하구나 하는 생각으로 이어졌다.


책과 서점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읽으면 좋을 책

독립서점을 꿈꾸거나 가꾸고 계신 분들도 읽어도 좋을 것 같은 책

잔잔한 에세이로 마음 편하게 읽을 책을 찾으시는 분들께도 추천할게요!


***리뷰어스클럽서평단으로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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