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비나이’를 몰랐다. 그저 음악 하는 사람의 얘기라 솔깃했고, 전통악기지만 생소해서 더 궁금했다. 작가의 음악이야기도 참 좋았지만, 삶을 대하는 자세가 참 맘에 들었다. 작가의 이야기에 흠뻑 빠져 읽다가 ‘잠비나이’를 검색했다. 이정도의 대단한 밴드 연주자가 이렇게 소박하고 솔직한 글을 썼다는 것에 더 놀랬다.한 길을 꾸준히 간 사람들에 대한 막연한 동경이 있다. 한 길을 꾸준히 걸어왔다는 것은, 삶의 수많은 브레이크와 후진에도, 그 어떤 주저앉을 만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라는 게 그 안에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작가가 말하는 음악과 삶이 닮아 있다는 얘기도 참 공감이 갔다.끊임없이 한계와 마주하고 싸우고 이겨내고, 무너지고 다시 일어나고, 무척 외롭다고 느껴지지만 돌아보면 수많은 사람들과 동행하였음을 알게 된다는 얘기. 너무너무 좋았다.클라리넷을 몇 년간 배운 적이 있다. 너무 다른 고음과 저음이 잘 배합되어 있는 그 악기 소리에 푸욱 빠졌었다. 악기를 계속하고 싶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 시작해도 충분했을 것 같다. 하지만 그때 내가 느낀 나의 나이가 너무 많기도 했고, 현실의 벽도 꽤나 높았다. 악기를 팔고 집으로 돌아가던 길이, 그때의 마음이 생각났다.나는 꽤나 현실적어서 멈춤에 능하다. 그 편이 내가 덜 다친다는 걸 알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그게 장점인걸까 단점인걸까. 헷갈렸다.각 나라마다 음악에 반응하는 정서가 달랐다는 얘기도 참 재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