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눈앞에서 사라진 쓰레기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본 적이 없다. 어딘가 소각장이 있을 것이고, 그곳에서 태워질 쓰레기는 합법화 된 곳이라는 것까지만 생각한 것 같다. 가끔 이런 책이나 영상을 본다 해도 현상유지편향이 작동되어 이내 잊어버리는 게 우리다. 인간이란 수십 년 뒤에 동네가 물에 잠기는 것보다 지금 코밑의 땀이 더 괴로운 존재라는 작가의 말이 무척 서글펐다. 지금보다 훨씬 더 환경잔소리를 해도 될 것 같다. 더 강조하고 더 강조해도 괜찮을 것 같다.앞 다투어 발전하고 더 편해지는 세상만 강조하는 이면에 감춰진 진실들이 너무 무겁고 슬펐다. 우리가 버린 쓰레기들이 가는 곳도 우리가 살아가야할 자연이며, 여전히 누군가 살고 있는 곳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는 걸 절절히 배웠다.정수기 계약이 끝나서 오늘 아침에 새 정수기가 집에 설치되었다. 이 책을 보지 않았다면 새 정수기에 더욱 눈이 갔을지도 모르겠다. 쓰고 있었던 멀쩡한 정수기가 잘려나가는 걸 보고 물었다.“이건 폐기되나요?”“네 그렇죠. 아님 쓸 사람 있으면 그냥 주셔도 되는데 요즘 세상에 이걸 쓰겠다는 사람이 없어요.”“아깝네요. 계약기간을 좀 더 늘려도 될 것 같은데.” 그렇게 말하고서야 뒤늦게 좀 더 쓰겠다고 할 걸 싶었다.작은 소비자일 뿐인 우리가 이미 만들어진 시스템의 울타리에서 벗어나기란 참 어렵다.텀블러를 쓰고, 재활용을 잘하고, 음식물을 덜 버리고, 옷을 덜 사는 등의 우리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힘 있고 권력 있는 사람들이 덜 버리고 덜 사게 하는 시스템을 만들어내야 한다는 말이 참 공허하고 아프게 들렸다. 우리의 노력들이 티끌일지라도 티끌 모아 태산이란 말이 있다.우리의 티끌이 더 많이 모여서 태산이 되었으면 좋겠다. #우리가말하지않는지구 #김가람PD #환경책 #옷을위한지구는없다 #환경스페셜 #쓰레기 #쓰레기문제 #기후위기 #이상기후 #제로웨이스트 #르뽀 #서평 #책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