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기 한빛문고 2
황순원 지음, 강우현 그림 / 다림 / 199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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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를 읽으면서 웬지 모를 애잔함이 묻어나 울음이 나오려는 걸 억지로 참았다. 소년은 개울가에서 손장난을 치고 있는 어린 소녀를 보며 윤초시 댁 증손녀라는 것을 금방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소녀는 소년이 개울가 돌다리를 건너려는 것을 알고 있는 듯하면서도 길을 비켜주지 않는다. 아무 말도 못하고 있는 소년에게 끝내 돌을 던지며 사라지는 소녀를 보며 소년은 한참을 그 곳에 멍하니 서 있다. 그리고 소녀가 개울가에 오지 않는 날은 조약돌을 만지작 거리는 버릇마져 생겨버린 소년이었다.

어느 날, 소녀와 소년은 산너머에 가보기로 했고, 즐겁게 노니었다. 그런데 갑자기 주위가 어두컴컴해 지더니 소나기가 내리기 시작했다. 오두막에서 떨면서 추위를 피하고 개울가에 다다라 소년은 소녀를 업고 개울가를 건넌다. 이후, 소녀가 이사간다는 말을 듣지만 소녀를 만나지 못한다. 그리고 어느 날, 그 소녀의 소식을 알게 되는데... 너무 가슴 아픈 이야기었다. 현대 세상에 사랑을 쉽게 하고 끝내는 이들에게 순수한 사랑을 가르쳐 줄 작은 지침서와도 같은 이야기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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