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영을 위하여 - 우리 인문학의 자긍심
강신주 지음 / 천년의상상 / 2012년 4월
평점 :
절판


꼬박 하루 하고도 몇 시간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에 걸쳐 완독을 한, 쉽지 않았던 책이다.

이름도 생소한 서양 철학자의 난해한 문장도 유머를 곁들인 친절한 글로 쉽게 이해시켜 주는

강신주씨의 책이지만, 이 책은 읽는 내내 쉽게 페이지를 넘길 수 없었다.

단순히 나를 위한 기록으로서 남기는 리뷰임에도 컴퓨터를 마주한 나는

이 글을 쓰는게 쉽지가 않다.

김수영에 대한 저자의 깊은 애착이 절절히 느껴지는,

강신주씨가 본인을 도려내어 쏟아낸 듯한 이 무거운 책을

힘들게 힘들게 거의다 읽어갈 때 즈음, 다 읽었다는 환희를 느끼려는 찰나

나는 에필로그를 읽으면서 울컥했다.

저자가 살아오면서 김수영의 시집을 찾았던 것 처럼,

앞으로 살아가면서 나도 이 책을 여러번 찾게 되지 않을까 싶다.

​이런 사람과 동시대를 살고 있다는 것에 벅찬 감사를 느낀다.

- 단독성(singularity)

- 영원한 현재(the eternal present)

- 더러운 진창에 뿌리 내리고, 그를 거름 삼아 단단한 나무가 된 사람.

- 과거는 쉽게 부정되지 않는다. 오히려 덮개를 치우고

과거의 악취를 있는 그대로 드러낼 때에만,

진창과도 같은 과거와 정말로 단호하게 결별하려는 의지와 실천이
발생할 수 있다.

- 자신의 삶을 자기 스타일대로 정직하게 살아 낸다면,

우리는 타인의 삶에 공명하는 보편성을 확보한다.

- 대개의 경우 억압받은 사람은 억압 체제 자체를 극복하기보다는

억압자가 되고 싶어하며,

가난한 사람은 자본조의 체제 자체를 극복하기 보다는

자본가가 되고 싶어 한다.

이것이 우리가 인문주의자나 민주주의자가 되는 것을 가로막는
가장 집요한 적이다.

- 어쨌든 모든 사람이 자기 삶의 유일한 주인이 되지 않는다면,

민주주의는 사상누각에 불과하다... 새로움, 자유, 혁명은 모두
우리가 다른 것을 모방하지 않고 스스로의 힘으로 살아 갈 수
있을 때에만 가능한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