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한 게 아니라 화가 났을 뿐 - 내 감정을 직시하고 제대로 표현하기 위한 심리 수업
알무트 슈말레-리델 지음, 이지혜 옮김 / 티라미수 더북 / 2019년 5월
평점 :
절판


# 우리가 화와 분노를 배우는 방법 p30~38

1) 반응 1 : 감정을 거울처럼 비춰주기

- 아이의 감정을 객관적으로 읽어줘야 한다. 한마디로 화를 내도 된다고 허용해주는 반응이다. 엄마가 아이의 감정 거울이 되어주고 감정에 이름을 붙여주면 아이는 자기 내면에서 벌어지는 현상을 가리키는 단어를 배운다.

2) 반응 2 : 짜증에 짜증으로 반응하기

- 엄마가 아이의 짜증에 짜증으로 답할 경우 아이는 엄마의 이해를 구하려고 더욱더 떼를 쓸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내 포기할 것이다. 그렇게 순응하는 법을 배운다. '분노하면 미움을 살 것이다.' 이 규칙이다.

3) 반응 3 :  투영하고 훈계하기

- 앞선 두 가지 반응이 혼합된 양상이다. 아이가 진정되기를 기다린다. 그리고 행동을 교정한다. 보통 엄마는 아이의 짜증 난 감정을 올바르게 투영하되, 투영한 것을 평화와 사랑에 관한 훈계로 이어간다. 하지만 개인적인 차원에서 설명 보다 일반적으로 서술하는데 그치고 만다. 아이는 제대로 이해받지 못한다고 느끼고 스스로도 이해하지 못한다. 아이는 짜증 내는 일이 좋지 않고, 사랑과 짜증을 동시에 품는 건 불가능하다고 느낀다.

4) 반응 4 : 죄책감 유발하기

- "네가 나쁜 말을 하니 엄마는 슬퍼." 이는 엄마는 눈곱만큼도 아이 입장에서 생각하지 않을뿐더러 아이의 짜증에도 전혀 이해심을 보이지 않는다. 그보다 더 큰 문제는 아이에게 죄책감을 유발하고 "네가 그러면 내가 슬프다."라는 말로 자신의 슬픔에 대한 책임을 떠넘긴다는 점이다. 그리하여 자신이 짜증을 내면 타인의 기분이 상하고, 그를 슬프게 만든 책임이 자신에게 있다고 느끼게 된다.

5) 반응 5 : 짜증, 도덕적 경고, 관계 단절로 반응하기

- 부모가 아이의 짜증에 무서운 표정으로 반응하고 아이에게 반성하고 사과할 마음이 생길 때 가지 방에 가 있으라고 지시한다. 아이는 상대방이 자신의 분노를 원하지 않으며 화내는 아이는 나쁜 아이라는 것을 감지한다. 다른 곳으로 쫓겨나고 사과를 해야만 엄마에게 되돌아갈 수 있다는 걸 안다. 이 아이는 자신의 짜증에 어떤 느낌을 품게 될까?

6) 반응 6 : 그릇된 투영

- 엄마가 아이의 짜증에 이렇게 말한다. "아유, 그렇게 짜증이 나?! 엄마가 보기에는 그냥 신경이 날카롭고 좀 피곤한 것 같은데? 어서 쉬자. 내일 되면 모든 게 다시 괜찮아질 거야" 아이는 짜증 난 자기 모습을 엄마가 이해해주지 않는다고 느낀다. 그리고 자신이 느끼는 분노를 방금 경험한 좌절이 아니라 피로와 연관 짓게 된다. 아이는 자신의 감정과 욕구를 연결하는 데 어려움을 겪게 된다.

=> 그 후 책에서 분노를 어떤 방법으로 대해야 하는지 자세히 서술하고 있다. 


# 상냥해야 사랑받는다는 잘 못 된 믿음 p54

화를 내면 그 자리에 머무는 것이 허락되지 않는다.

p54

- 성인이 된 뒤에 분노에 슬기롭게 대처할 수 있는지는 아동기의 분노가 부모에게 수용됐는지, 그리고 분노를 건설적인 방식으로 표출하는 법을 부모가 아이에게 가르쳐줬는지에 달려 있다. 그러나 많은 사람이 어린 시절 분노를 폭발시켰을 때 부모와 접촉 단절, 다시 말해 몇 시간 심지어 며칠씩 아이와 대화를 나누지 않는 식으로 대응했다고 이야기한다. 이는 일종의 애정 단절로, 아동에게는 극도로 위협적으로 느껴진다.

인간에게 분노는 자동차 휘발유와도 같다. 분노는 우리가 더 나은 장소로 전진해나갈 수 있도록 우리를 독려한다. 분노가 없다면 사람들은 난관에 맞설 수 있는 동기를 결코 지닐 수 없을 것이다. 분노는 정의와 불의가 무엇인지 구분하도록 추동하는 에너지이다.

아룬 간디 <분노 수업>

아룬 간디가 자신의 저서 <분노 수업>에서 인용한 조부 마하트마 간디의 말이다. 비폭력의 대명사이자 본보기로 널리 알려진 마하트마 간디가 대체 무엇 때문에 분노를 언급했을까? 같은 책에서 아룬 간디는 다른 한 문장을 인용한다. " 분노는 선한 것이며, 나는 끊임없이 분노할 것이다. " 분노를 현명한 방식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분노는 흔히 타인이 아닌 자기 자신에 관해, 그리고 자신의 욕구와 상처에 관해 더 많은 것을 이야기한다. p217

화에 건설적으로 대처한다는 것은 남을 비난하거나 몰아세우는 게 아니라 나의 욕구를 표출하고 내가 받은 실망과 상처를 내보인다는 의미이다. p 227


- 처음 "우울한 게 아니라 화가 났을 뿐." 이 책의 목차를 보았을 때 단순히 어른, 특히 화를 표현하지 못하는 성인 여성의 심리 책이라고 생각했다. (책의 저자도 왜 여성은 분노보다 우울을 선택하는가, 여아와 남아의 분노를 대하는 자세에 대해 기술한다. ) 하지만 읽을수록 나 자신뿐만 아니라 내 자녀를 키울 때 어떻게 해야 할지. 내 아이의 화라는 감정을 어떻게 다뤄야 할지 알려줬다.

첫째 아이가 3살에서 4살 넘어가는 시기에 시원하게 울지 않았다. 엉엉 울다가도 지금 상황과 전혀 다른 이야기를 툭툭 내뱉는 것이었다. 넘어져서 엉엉 울다가 뜬금없이 "엄마, 하늘이 왜 파랗지?" 그리고 다시 엉엉 울고, 또 잠시 뒤에 "엄마 딸기 먹고 싶어요."라고 말하고 엉엉 울고. 아마도 내가 아이가 울면 울음을 뚝 그치라고 했기 때문일 것이다. 첫째는 유난히 울음소리가 큰 아이였다. 신생아 때도 첫째 아이가 울면 병원 한 층이 다 울렸다. 다른 집 아기보다 유난히 소리가 컸다. 폐활량이 좋았는지.ㅎㅎ 거기다가 나는 아이 울음소리를 못 견디는 엄마였다. 아이 울음이나 형제간의 다툼을 유난히 못 견디는 엄마가 있다고 하는데 내가 그 유형이었다. 첫째 아이가 울면 "뚝. 울지 않아요. 그만 울자." 이런 식으로 대했었다. 그래서인지 첫째 아이가 어느 순간부터 우는 모습이 바뀌었다. 이건 아닌데 싶은 나는 그때부터 1년 가까이 아이가 감정 표현을 속 시원하게 하도록 하는데 집중했다. 애초에 그냥 뒀으면 안 해도 될 일을 하게 된 것이지만..  아주대학교에서 했던 소아정신과 의사 강의도 듣고, 질문도 하고, 아동심리 강의도 듣고, 아동심리 관련 전문가들에게 메일도 보내고, 찾아가서 질문도 하고..  그 과정을 통해서 얻은 솔루션은 "첫째 아이가 인지 능력이 다른 또래보다 높고 빠르다. 또래보다 무턱대고 떼쓰고 고집부리는게 적은 이유이다. 하지만 감정 표현은 나이대로 간다. 그냥 모든 걸 받아줘라. 이 아이는 다 받아줘도 되는 아이다. 당분간은 아이 행동이 옳든 아니든 다 받아줘라. "였다. 나는 양육 방식이 좀 엄한 편에 속하는 부모였다. 타이트한 부모였다. 그 후로는 첫째 아이의 모든 걸 다 받아줬다. 그렇게 1년이 걸렸다. 지금은 둘째랑 같이 엄마 미워. 엄마 나쁘지~부터 시작해서 엉엉 울고, 눈도 흘기고, 꽥 소리도 지르고, 동생이랑 안 놀아!라고 감정 표현을 하는데 어려움은 없어졌다. 물론 첫째 아이가 기질상 많이 여리고 순해서 남 싫은 소리를 많이 하거나 타인에게 해코지하지는 못한다. 첫째 아이는 19개월에 동생을 봤는데 6살이 된 지금도 단 한 번도 샘을 내서 때리거나 꼬집는 행동을 한 적이 없다. 오히려 첫째랑 놀다가 둘째가 배고파서 울면 자기는 밥 있고, 물 있고, 잣 있다고(그 때 한창 잣을 간식으로 먹었었다.) 말하면서 동생 모유수유 할 때 웃어주는 아이였다. 20~21개월 아기 때 말이다... (그때 첫째를 안고 목이 메이고 눈물이 차올라서 울었다. 그 때 첫째 목소리, 미소, 내가 느낀 감정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날을 내가 자주 곱씹어서 그런 것 같다.) 마냥 순해서 걱정이 더 많았었는데 6살이 된 지금은 유치원에서 또래와 생활할 때 자기 나름 분노도 표현하고, 할 말을 하고, 마음의 경계선을 잘 긋는다.

첫째가 일딴 마음이 놓이니 이제 둘째 기질과 행동을 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둘째가 5세, 45개월이 되었는데 얼마 전부터 부쩍 짜증과 징징거림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징징거리지 말고 또박또박 말해요."라고 말하던 시점에 이 책을 만나서 너무 반가웠다. 둘째는 딸아이라서 이 책의 내용을 더 공감하면서 어떻게 자기 분노와 화를 표현하고 컨트롤해서 긍정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게 해야 할지 생각해볼 기회가 되었다. 육아서가 아닌데도 그 안에서 육아 내용을 찾는 것을 보니 나도 이제 정말 엄마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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