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탐사선을 탄 걸리버 - 곽재식이 들려주는 고전과 과학 이야기
곽재식 지음 / 문학수첩 / 2022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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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을 보는 순간 우리 집 큰 아이가 생각났어요. 과학을 정말 좋아하는 아이인데 고전문학과 과학이 엮여 있으니 흥미를 보이겠구나 싶었지요.

역시나 책이 도착하고 주말에 기숙사에서 잠깐 나왔던 아들이 관심을 갖더니 단숨에 읽어 가더라고요.

문학 장르를 좋아하지 않는데 고전문학만은 좋아하는 아들이기도 하고, 그 고전 문학에서 세계사나 과학을 엿보는 걸 좋아하는데 딱 그 부분을 건드려주는 책이더라고요.

13권의 고전과 과학 이야기!

사실 읽어 본 고전도 있지만 처음 보는 고전도 있더라고요. 덕분에 새로운 책을 알고, 그 작품도 읽어 보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하는 책입니다. 특히 고전 작품 속에도 sf 장르가 있었다는 사실도 재미있었고요.

하나의 이야기가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어떤 과학이 숨어 있을까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어요.

제가 읽었던 [80일간의 세계일주] 작품 속에는 어떤 과학이 숨어있을까 미리 생각해 볼 수도 있겠네요.

초까지 정확히 나오는 시계? 세계 일주의 교통수단인 증기기관차?

맞습니다. 80일간의 세계일주와 증기기관이라는 과학 기술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이야기가 어떻게 전개될까요?

그냥 문학작품 소개와 과학기술 이야기?라고 생각했지만 역시 곽재식 작가님의 이야기는 편안했어요.

하지만 참 많은 이야기를 소개해 주고 싶으셨구나란 생각이 들더라고요.

처음 이야기는 정순왕후의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시대적 배경을 설명하기 위해 정순왕후의 노비 해방에서부터 시작하여 애덤 스미스[국부론] 그리고 우리나라의 유수원의 [우서]라는 책 소개와 주요 내용을 서두에 꺼내고 있습니다.

과학을 배우기 전에 우리는 사회 분야를 먼저 읽게 되네요. 활자로 된 강연을 보는 느낌이었어요.

국부론이나 우서에서 언급한 분업 (자신이 잘하는 것에 집중!)이 산업혁명까지 이어질 수 있었던 이야기가 물 흐르듯이 흘러갑니다.

영국에서 시작된 산업혁명과 영국에서 일어난 이유에 대한 설명도 언급되어 있지요.

아이가 어렸을 때 정말 좋아했던 증기기관, 제임스 와트, 토머스 뉴커먼 등에 대한 내용이 나오니 더욱 반갑고 과학과 문학이 이렇게 엮이는구나 싶어서 매우 신선했습니다.

중간중간 나오는 삽화들이 있어서 과학을 이해하기 쉬웠고,

정말 깊이 있는 과학이 아이였기 때문에 딱딱하거나 지루하지 않게 이야기 듣듯 책을 읽을 수 있었어요.

과학 기술까지 살핀 후에 소개되는 고전 작품을 들여다보게 되니 좀 더 고전의 배경이 과학적으로 보이는 건 기분 탓일까요?

고전을 파헤치기보다는 이런 과학 기술이 녹여 있으니 고전을 다시 읽으며 그 시대적 배경도 함께 들여다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지라는 작가의 의도가 아니었을까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고1 아이가 읽고 남긴 리뷰로 마무리합니다!

요즈음 시대에 맞는 인재상은 문이과 통합형 인재라고들 한다. 그러나 한번 고등학교에 진학하면 왜 일본에서 문과와 이과를 나누는 제도를 선택했는지 알게 될 것이다. 사실 대 다수의 고등학생이 미적분학과 프랑스어를 동시에 통달하기에는 매우 어렵고 기하와 벡터 그리고 심화적인 세계사를 동시에 통달하라고 하는 것은 자칫 외워서 시험을 쳐야 했던 과거로의 회귀를 부르는 것일 수 있다.

그러나 이 책의 작가는 문이과 통합이라는 걸 자신만의 방식으로 이해한 것 같다. 작가는 문학작품을 해석하는 문과적 사고를 바탕으로 문학작품을 해석하는데 이 과정에서 시대의 발전에 따른 문학작품의 요소를 따라가며 발전되는 문물 역시 조명한다.

예를 들자면 책에서는 80일간의 세계일주를 조명하고, 80일간의 세계일주를 논평했다. 그런데 여기서 다른 문학작품 또는 작가 개인적인 생각 등을 활용하여 점점 발전하는 시대에 따라 세계 일주의 목표시간이 점점 줄고 있음을 확인하고 그렇게 되게 한 요인의 시초인 증기기관으로 주제를 바꾸었다.

사실 진짜 세계가 원하는 인재는 문과 이과 모두 1등을 할 수 있는 천재가 아닌 이 책의 작가처럼 문과와 이과라는 두 개의 장치를 자유 자재로 활용하여 응용해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는 인재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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