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호랑이를 덫에 가두면 - 2021 뉴베리상 대상 수상작 ㅣ 꿈꾸는돌 28
태 켈러 지음, 강나은 옮김 / 돌베개 / 2021년 4월
평점 :

너무 감격스러웠어요. 한국계 작가~ 뭉클하고! 과연 어떤 내용을 담고 있을까?
우리의 정서가 담겨있을거라고 생각하니 책을 받는 순간 부터 흥분했었답니다.
호랑이를 덫에 가두면?
분명한 소재는 호랑이라는걸 알고 책을 읽기 시작합니다.
판타지도 있고, 옛이야기도 있고, 한국인의 정서도 있고, 교훈도 있고..
우리가 생각하는 그 많은 것들을 하나의 이야기속에서 모두 발견할 수 있었네요. 큰아이 (중3)와 함께 읽고 아직 초6 둘째는 읽지 않았는데 올 겨울방학쯤엔 읽을 수 있는 능력을 갖추었으면 좋겠어요. 꼭 읽히고싶은 책이랍니다. 능력이 안되면 제가 읽어줄까봐요! 목소리를 잃더라도.. ㅎㅎ
호랑이 하면 우리전래동화에 가장많이 등장하는 동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옛날 옛날 호랑이 담배피던 시절에... 이런이야기 우리 아이가 자랄때도 그냥 누워서 해줬던 기억이 납니다.
물론 책이 우리의 전래 동화같은 느낌은 아니예요.
그럼 이야기를 살짝 소개해 볼께요!
이 책을 꼭 읽겠다 생각하신다면 이 부분 부터는 스킵 해주세요~!
릴리와 릴리 외할머니가 이 책의 주인공이라고 할수 있겠죠?
릴리와 언니 그리고 엄마는 아픈 외할머니와 마지막 시간을 함께 하기 위해 외할머니 댁에 머무르게 됩니다. 아빠는 교통사고로 곁에 없었고, 언니는 그런 이유로 운전을 무서워 하고...
릴리는 할머니의 이야기를 듣는걸 아주 좋아하는 조용한 소녀입니다.
할머니 댁에 가는 길에 릴리는 커다란 호랑이를 만나게 되는게 그 호랑이가 덫에 가둬지는(?)호랑이가 되겠네요 ^^ 실제 호랑이냐구요? 릴리에게만 보이는 호랑이랍니다. 릴리에게는 진짜 호랑이죠!
그런 릴리에게 호랑이가 말을 합니다.
할머니가 훔쳐간 것을 돌려주면 할머니를 낫게 해주마!
릴리는 무조건 할머니를 낫게 하고 싶고, 그 래서 호랑이가 요구하는것을 들어주는 이야기예요!
한국에서 엄마를 찾아 미국으로 건너온 할머니. 그래서 할머니는 영어가 서툴고 한국의 전통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할머니가 하시는 말씀들이 모두 어수룩한 느낌이 드는데 그 이유는 영어가 서툴다는 의미를 갖고 있어요~

또 할머니는 김치, 가자, 불고기, 심지어 할머니 이름도 애자 입니다. ^^ 여전히 한국을 사랑하고 있고 기억하고 있는거죠! (이런 이야기가 나오는게 외국 소설이라니~ 그냥 감동 아닌가요?ㅋㅋ)

할머니는 슬픈이야기, 아픈이야기, 속상할것 같은 이야기는 모두 해주지 않아요. 따뜻한 이야기 위로가 되는 이야기 즐거운 이야기로만 옛날이야기를 해주시지요!
그래서 릴리는 할머니의 뜻을 다르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할머니를 낫게 해드리려면 호랑이가 시키는대로 할머니가 훔쳐갔다는 이야기 단지를 열어야 하네요~ ! 과연 그 훔쳐간 이야기는 어떤 내용을 담고 있을까요?
이야기를 훔쳐간 할머니는 어두운 분이셨을까요? 정면으로 부딪히며 살지 못하셨던걸까요? 회피하시는 분이셨을까요? 아닙니다. 할머니는 밝고, 모두에게 친절하고, 누구에게나 감사인사를 받을 정도로 좋은분이시랍니다.
[할머니가 맹렬함과 친절함으로 은은히 빛난다. 마치 할머니안의 빛이 있는것처럼, 그 안에 불타는 별들이 있는 것처럼. _p.104]

사실 이 이야기는 호랑이를 통해 릴리가 한층 성장하는 이야기랍니다.
조아여(조용한 아시아 여자)란 뜻을 가진 릴리가 과연 할머니를 위해 호랑을 덫에 가두고 앞으로 나아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겁이 나서 아무것도 못하는것이 아니라 할머니의 건강을 되찾아 드리는 영웅이 되려고 용기를 내어봅니다. 릴리는 성장하고 할머니의 삶을 이해해가는 과정의 시간이라고 생각하면 될것 같아요.

누구에게도 도움을 요청하기 어려워 하고, 도움 받는것도 힘들어 하고 , 도와주는것도 어려워하는 릴리였지만 할머니를 위해 자신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면서 하나씩 깨닫게 됩니다.
할머니를 모시고 간 식당에서 예기치않게 주위의 손님들로 부터 배려를 받게 되고,
놓고온 엄마의 가방을 가지러 부끄러워 다시 들어가고 싶지 않았던 곳에 들어가며 용기를 얻게 되고, 그곳에서 종업원의 따뜻한 위로에 릴리는 많이 자라고 있습니다.

할머니가 감추었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여러 마음이 들었던 릴리지만 그 과정속에서 참 많이 성장하고 배우고 그리고 할머니를 비로서 떠나 보낼수 있었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한편으로는 호랑이는 릴리에게 보낸 할머니의 마지막 선물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답니다.
읽는동안 몇 문장은 다시 읽기를 몇 차례 반복할 정도로 반했습니다.
정말 놀라운건 소재가 너무 독특하다는거! 어떻게 한편의 이야기로 탄생되었는지..
그 이야기 속에 우리의 전래동화, 판다지, 우정, 사랑, 배려, 가족애 까지 모두 담고 있는지 너무도 꽉찬 소설이었습니다.
태켈러 작가님과 한국이 무척 자랑스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