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불 바다 물고기 - 제12회 웅진주니어 문학상 단편 대상 수상작 작은 책마을 51
황섭균 지음, 이주희 그림 / 웅진주니어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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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불 바다 물고기 책은 일단 책의 두께가 매우 얇아요. 그래서 우리집 둘째가 책을 보자 "이 책 나 읽으라고?" 라는 말을 했답니다. ^^;; 네. 저희집 둘째는 초5예요~

저는 책에 나이가 따로 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특히 예쁜 그림책은 성인이 되어도 많은 감동을 받을 수 있는것 같아요. 그래서 아이에게 " 이 책의 권장 연령은 7살 부터 9살 친구들 정도 되겠지만 12살인 네가 느끼는 건 또 다른 것이 있을꺼야~ 엄말 믿고 한번 읽어 볼래? " 아이는 물론 좋아했습니다. 룰루랄라~ 바로 쇼파로 달려갑니다.

쏙 빨려 들어가 책을 읽더니,,바로 조잘조잘 떠드네요!

이야기는 세개의 단편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

특히 [이불 바다 물고기] 제 12회 웅진주니어 문학상 수상작이네요. 세가지 이야기를 아이와 보면서 느낀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살포시 남겨 볼께요 ^_^

▣ 이불 바다 물고기 _황섭균 글 ㅣ이주희 그림

저는 이불 바다 물고기 책을 읽으면서 작가님의 표현에 흠뻑 취해있었답니다. 동시야? 이야기야? 막 이러면서요...!

[이불이 깨무는 것처럼 따끔했다. 햇볕에 데워져 따끈따끈한 이불. 살이 닿으면 따가웠지만 햇볕에 말린 이불 냄새는향긋했다._p.6]

이불 냄새가 솔솔 나는거 같아요. 햇볕 냄새가 나는것 같기도 하네요. 마루에 누워 낮잠 자는 상상을 하게 되면서 저 역시 노근해 지는 느낌이 들었어요~ 사실적이지 않는 표현인데 그 느낌이 와 닿는것은 왜일까요?

어린시절 시골집 마루에 누워서 낮잠도 자고, 일하러 나가신 부모님 기다렸던 어린 저를 추억 할수 있었습니다. 그땐 그게 참 외로웠는데 지금에 추억이라 말 할 수 있는걸 보니 마냥 외롭지만은 않았나 봐요. ^^

아이는 이 그림을 보고 너무 재미있어 했어요. 아이의 눈을 보라고,, 해성이의 눈이 포인트라네요~ 글은 밝고 명랑하지만 따뜻하고 그림은 유쾌합니다.

작년까지도 장래희망에 마술사가 아닌 마법사라고 적어 냈던 아이라 사실 조금 걱정 스럽기도 했었어요. 그런 아이인지라 이런 책에 동화되어 읽어 가게 되는거 같아요.

할머니는 항상 내리사랑이시죠~ 저희집도 전화만 하시면 먼저 아이들 잘 지내느냐는 말로 시작하시는데 아이들은 단 한번도 할머니 잘 계시냐는걸 묻지 않네요. 서글프지만, 어쩔수 없는거겠죠? 이런 동화를 통해서라도 할머니를 그리워 하고 애틋한 마음을 잠시나마 품었으면 좋겠습니다.

할머니께서는 할아버지께서 주신 선물을 놓치 못하고 항상 갖고 다니셨던 이야기가 나옵니다. 사실 저도 내가 할머니가 되었을때 남편과의 과거가 아름답게 기억될까? 아.. 아름답게 기억되도록 살아야겠다. ㅎㅎ
할머니는 누구의 할머니, 누구의 어머니였지만,.....
사실 할머니는 김분옥 씨였던거라는거.. 아이들이 이 부분을 이해 할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아이와 이 부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어요.
[이름이 할머니인 사람이 어디있냐? _p22]
생각해 보니, 저 역시 이젠 누구엄마가 익숙한지라.. 가끔 진희씨~ 이렇게 부르면 어색하더라구요. 그러면서도 한편으론 벅차기도 하구요. 아마 우리 모든 할머니들도 마찬가지겠지요.

물고기가 된 혜성이는 할머니 물고기를 만나게 되었어요.

혜성이가 준비해간 만두와 예쁜 옷 그리고 립스틱, 아빠의 편지까지..잘 전달해주기까지..

아이가 그러더라구요.

"해피앤딩이 될줄은 알았어. 물고기가 옷을 입고, 만두는 못먹겠지만 혜성이의 마음이 전해질꺼야.. 나도 이번에 김장하러 할머니댁 갈때 할머니한테 갈때 뭘 준비해 갈까?

아~ 그래서 엄마가 외할머니 산소갈때 커피랑 단팥빵 사가는거야? '

"너의 지금은 너의 예쁜 마음만 가져가면 되는거야. 지금처럼 예쁜 마음 갖고있는 환이를 할머니는 사랑하시거든!"

이렇게 말하고,, 코 끝이 찡했습니다. ㅋㅋ 저는 돌아가신 엄마가 많이 그리운 시간이었답니다.

혜성이처럼 꿈에서라도 한 번 만났으면 좋겠네요. ^^

분명 유아동 대상의 책인데 제가 더 감동 받은건 큰 울림을 담고 있기 때문일꺼예요.

▣ 설탕 눈을 만드는 하얀 말 _ 황섭균 글ㅣ이주희 그림

그리고 이어지는 [설탕 눈을 만드는 하얀 말]입니다.

제목을 생각만 해도 달콤달콤하지요? 과연 달콤한 이야기 일까요? ^^

아이는 운동장에서 설탕을 받아먹는 아이들 중에 저도 한 명이었으면 좋겠다고 합니다. 그만큼 설탕은 아이들에게 매우 매력적인 것이죠! 지금은 겨울에 내리는 눈도 절대 받아먹지 못하게 하고 눈도 맘대로 못 맞게 하는경우도 많은것 같아요.

하지만 그냥 상상만으로도 너무 행복하죠! 하얀눈도, 하얀 설탕도!

주인공 시아는 항상 판타지에 가까운 거짓말을 하는 이모의 말을 믿지 않아요. 그런 시아가 직접 알렉산더를 타고 하늘을 날고, 알렉산더가 뿌려주는 설탕눈을 먹으며 행복해 하지요.

[거울처럼 고요한 강 위에 하늘을 나는 알렉산더와 내가 비쳤다. 여름에 내리는 새하얀 눈과 눈처럼 새하얀 말과 말을 타고 날고 있는 나. 이 거짓말 같은 진실들이 생생하게 보였다._p48]

[함께 설탕 눈을 먹었던 선생님들은 꿈을 꾼 것 같다며 그건 모두 환상이었다고 모른 척 했다. 우리는 정말 어처구니 없었지만,..._p51]

환상과 동심을 선물해주고 싶어요. 그런데 그게 아이들이 초등 입학전 까지였던것 같아요. 심지어 중학생이 된 큰 아이에게는 현실을 보라고, 계속 그런 판타지에 갇혀있음 네게 발전이 없어~ 라는 말을 하고 있네요.

행복한 꿈을 꿀수 있고,

환상과 현실 사이의 경계에 서서 한번쯤은 그 판타지 여행을 해볼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사실 아이는 이 단편이 가장 재미있었다고 하네요~ 설탕눈도 맛보고 싶고, 알렉산더를 타고 하늘을 날아보고도 싶다고 하면서.. 아주 달콤한 꿈을 꾸는 느낌이라고 합니다.


▣비밀의자 _황섭균 글ㅣ이주희 그림

세번째 이야기 [비밀 의자]입니다.

저는 이 이야기의 표현이 마음에 쏙~ 들었어요.

아이의 감정을 고대로 읽을수 있었답니다.

[화가 나서 가슴이 터질 것 같았거든, 붉은색 산책로가 더 붉어 보였어 _p57]

[아무리 심한 말을 골라도 마음이 가라 앉지 않았어. 오히려 부글부글 화가 더 끓어 올랐지. 용암처럼 시뻘겋게 끓다가 머리 위에서 빵, 터져 버렸지.. 펑,펑, 푸힝! 분노의 용암이 풀밭 위로 꿈틀꿈틀 넘쳐 흘렀어._p59]

저희집 아이는 화가나면 그 화를 주체 못해서 눈물을 뚝뚝 흘려요. 약한 존재의 아이들의 감정을 쏟아내는게 참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는데, 이 이야기는 자신의 화를 잘 표현할 수 있게 도와주는 이야기라고 생각했어요.

아빠가 힘들게 사주신 가방에 친구가 커다랗게 낙서를 해놓았지요. 우상이는 참으로 안전하고 확실하게 화를 다스리고 있었습니다.

아이와 책을 읽으면서 이 부분에 대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어요.

『힘든일이 있으면 꾹꾹 눌러 참지 말고 엄마아빠에게 그것도 힘들면 형아에게 꼭 말해주렴.

화를 내는건 나쁜게 아니야.

화를 참고 스스로 견디어 내는것보다 함께 문제를 해결해 방향을 찾아보는게 가족이야.

용서를 하는것은 우러나오는 마음에서 하는거야. 끌려가듯 용서하는건 진정한 용서가 아니지. 』

일방적인 저의 이야기였지만 이제 초5 정도 되는 아이라 무슨 뜻인지 알았을거라 믿어요.

우상이는 비밀의자에 앉아 화를 내고, 스스로 치유하고, 용서의 방향으로 길을 찾아갑니다.

다음날 마음이 단단한 우상이에게 좋은 소식이 기다리고 있었답니다.

동준이는 나쁜 마음이 아니었고, 눈이 너무 나쁜 나머지 정말로 가방을 착각해서 일어난 일었음을 알게 되는거죠!

아이도 말하길.."그럴줄 알았어~ 아무리 그래도 친구 가방에 낙서를 해놓고 딱 잡아 뗄수는 없는거야~" 라고 하네요. 아직은 친구에 대한 믿음이 있구나 싶어 다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점점 고학년이 될수록 아이들이 더 지능적으로 괴롭히고, 왕따보다는 은따로 힘들게 한다는 카더라 통신을 접한 저로서는 마음을 쓰러내릴수 있었어요.

[날카로운 말보다 친구를 선택했군 _p75]

네.. 우상이는 친구를 선택했습니다. 그 결과가 너무 행복한 결말이었구요.

바라건데 우리 아이가 어른으로 성장 할때까지 이렇게 마음 단단하고, 예쁜마음을 가진 친구들과 함께 커 나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세 이야기 모두 읽는 동안 따뜻하고 아름답고, 환상적이었습니다.

책을 처음 보는 순간 이건 동생들이 읽어야 할 책인것 같은데?라는게 저의 생각이었는데, 읽고 보니 가끔은 꿈꿀수 있는 이야기도 필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한 줄 한 줄이 아름다웠습니다. 우와~ 와~ 연발이었어요. 어쩜 이렇게 예쁘게 말을 지어 쓰실수 있었을까 하는 감탄에 또 감탄! 동시집 읽는 느낌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습니다.

할머니에 대한 그리움부터 시작해서 아이들이 좋아할 달콤한 판타지.. 그리고 단단한 마음을 가진 그래서 친구를 진심으로 용서할수 있는 용기에 대한 이야기 까지..

어느 하나 놓치고 싶지 않은 이야기들이네요!

제가 추천하는권장 연령은 7세~9세까지지만 이건 말 그대로 꼭 읽어봤으면 하는 나이이고, 저는 도서관에 가서 작은책마을 시리즈를 가득 빌려다 아이와 함께 읽어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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