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잘잘 : 일 잘하고 잘 사는 삶의 기술
김명남 외 지음 / 창비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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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삶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것 중 하나, 바로 '일'이다.

저마다의 삶에 일이 차지하는 비중도, 갖는 의미도 다양하겠지만

이왕이면 자신의 일을 더 잘하고 싶다는 마음만은 같지 않을까.

이 책은 다양한 분야에서 일하는 저자들이 들려주는 '일 잘하는 법'을 담고 있다.

저자들의 면면이 화려한데, 과학전문번역가 김명남, 한국천문연구원 선임연구원 심채경,

SBS <문명특급> 피디 홍민지, 전 닷페이스 대표 조소담,

청소노동자이자 일러스트레이터 김예지, 80만 유튜버 이연,

살림의원 가정의학과 전문의 추혜인, 오늘의집 브랜드마케터 출신 무과수,

뉴 그라운드 대표 황효진, 이렇게 총 9명의 글이 실려있다.

구독 중인 유튜버 이연과 <알쓸신장> 등의 방송 출연으로 알고 있던 심채경 박사 등 익숙한 저자도 있고

새롭게 알게 된 분들도 있다. 그래서 사실 처음에는 이미 알던 분들의 글에 더 흥미가 갔지만

차례대로 읽어나가다 보니 모든 분의 글에 진정성과 힘이 되는 조언이 담겨 있어 큰 도움을 받았다.

이 책이 특히 좋았던 건 '일'과 관련된,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각 직업마다의 업무 관련 조언뿐만 아니라

저자들이 각자의 직업을 택하게 된 경로, 그 과정에서 겪은 고민과 어려움, 각자가 내린 결론 등

우리 '삶'과 관련된 내용까지 폭넓게 담겨 있어 더욱 몰입하고 공감하며 읽을 수 있었다는 점이다.

그래서 진로 고민을 하고 있는 대학생, 목표를 위해 달려나가고 있는 취업준비생,

각자의 일에 적응 중인 사회초년생, 이직을 고민 중인 분 들이라면 특히 더 도움과 위로를 받을 수 있을 듯하다.

현재 취업을 위해 관련 공부를 하며 막막함과 걱정이 컸던 나 역시 책 속의 많은 대목들에서 필요했던 답과 응원 들을 얻었다.


인상 깊었던 대목들

내가 가지 않을 길에 대한 미련을 확실히 떨치려면, 약간 체험해보는 것도 좋습니다.

자신이 일에서 바라는 조건이 무엇인지를 훨씬 더 명료하게 깨달을 수 있어요. - 15p


크고 멋진 돌들 사이에 작은 돌들이 앙증맞게 놓여 있는 것도 좋겠지요. - 35p

심채경 박사님의 챕터를 보며 위로가 되었던 대목이다.

'스스로를 칭찬할 일이 있은 지가 너무 오래되어서, 무언가를 성취해본 지가 너무 오래되어서'

굳이 필요하지 않은 컴퓨터활용능력시험을 보러 가셨다고 한다. '스스로에게 내린 긴급처방'으로.

크고 작은 목표들을 징검다리 사이에 놓인 돌들에 비유하신 점이 인상 깊다.

크고 멋진 돌들만 있는 징검다리보다 중간 중간 작고 귀여운 돌들이 놓인 징검다리도 좋지 않겠냐는 말씀에 동의한다.

달리다 지친 나에게 에너지를 줄 수 있는 일이라면,

효용성을 따지기보다는 나를 일으켜 세워줄 고맙고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하기로 한다.


주체적인 변화와 확장의 한편은 언제나 실패로 얼룩지곤 했지만, 그 얼룩도 나의 일부임을 인정했습니다. 그러고 나면 다 괜찮았습니다. - 41p






말하자면, 하고 싶은 일과 하기 싫은 1+1 행사 상품이다.(···) 하기 싫은 일을 잘할 때까지 하다보니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게 되었다. - 51p


홍민지 PD님은 일을 시작하고 해야 했던 일 중 편집이 정말 싫으셨다고 한다.

하지만 '이왕 하는 거 잘해보자'라는 마음으로 가장 먼저 출근해 가장 늦게 퇴근하며

우직하게 편집에 매달린 결과, 편집을 잘한다는 동료들의 평가와 새로운 프로그램 연출 기회를 얻었는데

그 프로그램이 바로 <문명특급>이었다고 한다.

이처럼 하기 싫은 일만 했는데 하고 싶은 일을 하게 됐다는 PD님의 이야기를 읽으며

본인의 일을 대하는 책임감과 성실함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반드시 보상을 받는구나 싶었다.

나 역시 나중에 맡게 될 다양한 업무 중 '싫은 일'을 이런 마음으로 극복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

일과 삶 사이의 균형을 뜻하는 '워라밸'이라는 용어처럼

일을 하는 시간은 종종 삶과는 분리된 시간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일이란 하루 중 자는 시간을 제하면 일상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어느 곳에서도 얻지 못할 의미와 성취를 안겨주기도 한다.

따라서 우리가 택한 일은 곧 우리가 택한 삶을 뜻하기도 한다.

그 일을 더 즐겁고 건강하게, 최선을 다해 '잘'하는 일은 결국 우리의 삶 자체를

더욱 윤택하고 풍성하게 만들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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