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덤 건너뛰기
이주호 지음 / 브릭스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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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모두 여행이 설렌다.특히 요즘엔 해외여행도 많고
꼬박 휴일을 기다려 특별한 하루를 만들기 위해 익숙한 곳을 떠난다.
그런데 저자는 좀 특이하다.


다른 곳도 아니고 세계에서 이름난 유명인들의 무덤을 찾아다닌다.
세종 허난설헌,프란체스코, 니코스카잔차키스 윤동주 등 국내외국인
가릴것 없이 그가 가고자 하는 곳을 정해 무덤순례를 하는데 이 책에서는
자장과, 허난설헌,김대건 세사람의 묘비를 찾아나선 행선을 기록했다.

 

책 속에서는 마치 일기를 쓰듯 또는 소설인듯 시간의 흐름에 따라 여관을
갔는지 호텔을 갔는지 아님 밥을 먹었는지 빵을 먹었는지까지 아주 세세하게
그 자신의 속마음까지 더해서 기록해서 읽기에 재미가 있기도 했는데
한편으론 시간의 흐름에 따라 또 생각의 흐름에 따라 자유로 쓴 글이라서
삼천포로 빠져버리는 경향이 많아서 책을 읽다가 다시 또 읽고 아까
어디였더라 하면서 다시 줄거리를 찾아야 하는 귀여운 변고가 생겼다.

 

이 세사람의 무덤중에서 나는 그가 찾은 허난설헌의 무덤과 그녀의 일생
그리고 그 배경에 관해 기록해 놓은 장면이 무척 인상깊고 재밌었다
우리가 알다시피 허난설헌은 천재적인 글재주를 지니면서도 시대를 잘못
타고나 그저 잊혀진 여인으로만 기억되어있는데 물론 맞는 말이지만,
저자의 기록에 따르면 그보다 더 훨씬 불행한 삶을 살았다고 한다.

 

그녀는 5세에 글을 배우고 8세에 광한전 백옥루 상량문이라는 글을 지어
신동이라는 소리를 들었는데 15세에 무정한 남편과 결혼하여 세자녀를
낳았지만 전염병으로 자녀를 모두 잃고 27세에 사망했다고 한다.
무덤가 주변에는 허씨 5문장이라하여 아버지 허엽을 비롯해 허난설헌뿐
아니라 홍길동전을 쓴 허균의 무덤까지 그리고 일찍이 관직에 등용했으나
바른말로 직언하기를 잘해 파직당한 허봉까지 함께한다고 한다.

 

이 책을 읽는 내내 저자는 무덤을 찾아다니며 무엇을 얻고 싶었고 무엇을
얻었을까 궁금했다 이 책을 선택한 이유도 그것이고 우리가 삶을 정말로
이해하고 싶다면 진정 이미 살다간 사람들의 발자취에서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저자는 짐짓 모호한 어투와 문체로 마치 비밀에 부치는 듯
자신의 속내를 끝트머리 잠깐 내비치는데 아마도 저자의 무덤여행의
의미는 삶에 욕망도 두려움도 모두 내던지고 진실한 100%의 자신을 찾고
싶다는 말인듯 싶다.

 

마치 친한 친구가 여행을 다녀와 속삭이는 듯한 전개로 하여 삶에 지칠때
가끔 편하게 집에서 뒹굴뒹굴 쉬고 싶을때 읽으면 좋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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