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나 (양장) 소설Y
이희영 지음 / 창비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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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무거운 무게를 고스란히 느끼는 고등학생 수리와 류를 통해 나의 삶과 영혼을 돌아볼 수 있었던 책

육체와 영혼이 분리되는 상황에서 육체를 바라보는 시선이 너무나 달랐던 수리와 류

류의 삶은 안타까운 마음이 컸고, 수리의 삶은 나와 오버랩되는 부분이 많아서 조금 고통스럽기도 했다.

두 학생의 삶이 편안해지기를, 우리 모두의 삶이 행복해지기를

"사실 자신을 아는 인간은 드물어." - P156

"영혼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본 적 없어요. 그냥 생명 같은거라고, 영혼이 있어야 살아갈 수 있다고만 믿었어요. 그런데 영혼이 분리됐는데도 저렇게 할 거 다 하면서 산다면 굳이 인간에게 영혼이 왜 필요할까 싶어요." - P20

삶의 의미는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 가야 한다고 믿었다. 눈에 보이는 결과를 쌓아 올리고, 손에 잡히는 성취를 얻어 내는 것. 그 밖의 것들은 나중에 고민해도 늦지않을 테니까.
생각하니 우스웠다. 나중은 정확히 언제일까? 쌓아 올릴 수도, 붙잡아 둘 수도 없는 시간을 참 가볍게 여겼구나.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는 아닐 텐데. - P24

"내가 말했지. 인간은 한 손에는 문제, 다른 한 손에는 해답을 들고 있다고. 그런데 진짜 문제가 뭔지 알아?"
그가 두 손을 등 뒤로 감췄다.
"대체 문제가 뭔지도 모르는 경우야. 문제를 파악 못하는데 과연 답이 보일까?"
- P29

한때는 나도 아픈 손가락이길 바랐다. 그렇게 엄마가 매일같이 웃어 주고, 애틋하게 바라봐 주기를 원했다. 가시를 정성스럽게 발라 숟가락 위에 얹어 주었다면 나도 생선을 좋아하지 않았을까? 하지만 단 한 번도 솔직하지 못했다. 그래 봤자 달라지는 건 아무것도 없을 테니까. - P131

사람들은 흔히 말했다.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속은 모른다고. 그러니 타인을 조심하자는 의미로 받아들였다. 세상에는 남을 속이는 엉큼한 사기꾼들이 많으니까. 하지만 그 속을 모르는 건 정작 마음의 주인이지 않을까. 한 길이란 사람의 키 정도라고 했다. 180센티미터도 안 되는 깊이에 뭐가 이리 가득 쌓였을까? 무엇을 그리 꽁꽁 숨겨 놓았을까? 왜 한 번도 제대로 들여다보지 못했을까?
- P144

"너 혹시 기차 타고 터널 들어가 봤냐?"
"터널 들어가면 어때?"
"깜깜하고 답답하기밖에 더해?"
그래서 사람들이 위기나 고통을 곧잘 터널에 비유하는 모양이다. 좁고 어둡고 답답하니까. 어떻게든 빠져나오고 싶겠지.
"그런데 어둡고 깜깜하니까 내가 더 잘 보이지 않냐?"
"차창에 말이야. 선명하게 비치잖아."
- P1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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