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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공포 ㅣ 비채 모던 앤 클래식 문학 Modern & Classic
에리카 종 지음, 이진 옮김 / 비채 / 2013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비행공포
에리카 종
시인이자 소설가. 1942년 미국 뉴욕에서 태어나 그곳에서 자랐다. 컬럼비아 대학의 바너드 칼리지에서 문학석사를 취득했다. 대학시절부터 시를 발표하여 1971년 첫 시집 《과물과 식물》 등 다수의 시집을 펴냈다. 대학에서 만난 첫 남편과 결혼했으나 곧 이혼하고 정신과의사이자 중국계 미국인인 남편 아랑 종과 결혼한 후 남편을 따라 1966년부터 1969년까지 하이델베르크에서 생활했다. 무역상 아버지와 화가 집안의 어머니, 레바논 남자와 결혼한 언니, 대학원의 악몽, 남편과 함께 참석한 학회, 끝내 떨칠 수 없는 나치의 그림자와 결혼의 굴레… 에리카 종은 이 모든 자전적 요소를 생생히 담은 이야기를 남몰래 써서 출간했는데, 이 소설이 바로 1973년 전세계를 발칵 뒤집어놓은 《비행공포》이다. 그후의 삶은 에리카 종의 말을 빌리자면, “욕설을 담은 협박편지와 찬사를 가득 담은 편지들이 동시에 쏟아지는 나날”이었다. 이 책은 신페미니즘 운동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등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으며 지금까지 총 2700만 부가 판매되었고 [타임]이 뽑은 1970년대TOP10 도서에 선정되었다. 1979년 출간된 한국어판 역시 당시 베스트셀러 1위를 연일 석권하며 이후 40년 동안 《날으는 것이 두렵다》 《침대 밑 사나이》 《나의 안티히어로와의 여행》《꿈의 회의로부터의 보고》 등 다양한 제목으로 열 가지가 넘는 판본이 출간되었다. 《비행공포》는 저작권사와 정식 계약한 최초의 한국어판이다. 그밖에 소설가인 조너선 패스트와의 세 번째 결혼생활을 낱낱이 담은 소설 《How to Save Your Own Life》 《Parachutes and Kisses》 등을 출간했고, 지금의 남편인 케네스 버로스와 결혼한 후에는 《It Was Eight Years Ago Today》 등 다양한 논픽션을 출간하기도 했다. 1975년 지그문트 프로이트 문학상을 받았으며 프랑스에서 도빌 문학상을, 이탈리아에서 페르난다 피바노 문학상을 수상했다. 1997년, 밥 딜런은 그의 신곡 ‘Highlands’에서 이렇게 노래했다. “그녀가 물었지. 그럼 요즘은 어떤 책을 읽어? 나는 대답하네. 에리카 종.” 얼마 전, 에리카 종은 자신의 트위터에 이렇게 썼다. “당신은 15분의 명성을 얻었고 지금 더없이 바쁘다. 그러나 15분 후에는 어쩔 것인가?” 이는 한 권의 소설을 출간한 후 다시는 전과 같은 삶을 살 수 없었던 에리카 종 자신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녀는 치열하고 당당한 삶을 통해 15분을 40년으로 바꾸었다. 현재, 미국에 살며 동성결혼을 지지하는 등 활발한 활동과 강연을 펼치고 있다.
「비행공포」(에리카 종, 이진 옮김, 비채, 576쪽, 2013)
어떤 내용이 담겨있나
이 책은 소설이지만 18개로 나누어 구성되어 있다. 첫 장부터 섹스를 제목으로 하고 있다는 사실이 전체적인 내용이 심상치 않음을 짐작하게 한다. 이사도라 윙이라는 여성이 주인공인데 자신을 투사한 듯 자전적 요소가 고스란히 담긴 소설이다. 이 소설이 출판된 후 가족들과 의절했다는 일화도 있다. 책 말미에는 서울여대 스티븐 캐프너 교수의 작품 해설이 담겨 있기도 하다.
(출처: 알라딘)
작품 소개 두려움 없이 쓴 소설, 두려움 없이 옮기다
1 꿈의 학회 혹은 ‘지퍼 터지는 섹스’로 가는 길
2 “여자는 독재자를 숭배한다.”
3 똑! 똑!
4 검은 숲 가까이
5 꿈의 학회 혹은 성교에 관한 보고서
6 열정 발작 혹은 침대 밑의 남자
7 신경성 기침
8 빈 숲의 통화
9 판도라의 상자 혹은 나의 두 엄마
10 프로이트의 집
11 실존주의, 이대로 좋은가
12 미친 남자
13 지휘자
14 아랍인 그리고 기타 짐승들
15 영웅답지 않은 영웅과의 여행
16 유혹당하고 버려지다
17 꿈 작업
18 피의 혼례 혹은 시크 트란시트
작품 해설: 날지 못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
(출처: 알라딘)
마치며
"[타임] 선정 1970년대를 지배한 도서 TOP10"
"전세계에서 2,700만부가 판매된 전설의 베스트셀러"
이 책과 함께하는 수식어들이다. 이 외에도 '명실상부한 고전명작'이라거나 '프로이트상 문학부문 수상'이라든지 하는 여러 수식어들이 따라붙기도 한다. 미국의 펭귄 출판사는 이 책의 40주년 기념 에디션을 만드느라 분주하다는 이야기까지 들린다. 그러한 단어들이 이 책의 가치를 말해주는 듯 하다.
하지만 인기가요에서 1등을 했다고 해서 그것이 내 귀에도 가장 듣기 좋은 것은 아니듯 이 소설 역시 아무리 좋은 찬사를 받았다고는 하지만 내 심장에는 크게 와닿지 않는다. 그렇다고 해서 이 책이 나쁘다는 의미는 전혀 아니다. 다만 나와 맞지 않다는 것이다. 세계 유명 영화제에서 최고상을 받은 영화들이 보기에 다소 불편하고 난해하지만 그런 작품들에 붙는 수식어들은 대부분 '작품성이 뛰어나다', '배우들의 열연이 돋보인다' 등인 것처럼 전문가와 나와의 시각은 확연히 틀린 것 같다.
이런 책(메이저 출판사에서 출간된 믿음직스럽고 보기에도 번듯한)에서 보기에는 왠지 어울리지 않을 것만 같은 단어들(비속어들), 거침없는 성적인 표현들, "너 되게 낯설다". 이 책이 출간될 당시 저자인 에리카 종은 "열렬한 찬사와 날선 비난을 동시에 감당해야 했다"고 고백할만큼 그 작품에 대한 시각이 극과 극을 달린다. 아마도 남자 보다는 여자들로부터 찬사와 환호를 받을 것 같다(남자와 여자를 편가르고 싶은 마음은 없다. 지극히 개인적인 느낌일 뿐). 옮긴이는 이 책을 번역하기 위해 상당히 공을 들였다고 밝히고 있는데 '이렇게 많은 비속어가 들어 있으면서 이렇게 지적인 책은 본 적이 없다'는 표현에서 이 책에 대한 역자의 애정을 느낄 수 있다.
이 책을 읽는 내내 '이 책이 정말 40년 전 발표했던 작품이 맞나?' 싶을 정도로 요즘 시대처럼 개방된 저자의 성적 시각을 엿볼 수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책은 네 번의 결혼을 비롯한 저자의 무한한 성적 상상력이 총동원된 자전적 소설이다. 당시의 시대상을 고려한다면 '여성은 얼마나 자유로워질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이라도 하듯 노골적이고 거친 표현들이 가득하다. 그리고 이 책이 소설인지 저자의 자서전인지 모를만큼 현실과 상상을 넘나드는 이야기 전개가 인상적이기도 하다.
그동안 우리나라에 여러 번 다른 제목을 가지고 나왔지만 정식으로 계약한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한다. 하긴 이런 노골적인 표현들이 가득한 책이라면 그 문학적인 가치는 둘째 치고 그러한 단어들이 사용되었다는 사실만으로도 지난 시간동안 한국에서 빛을 보기는 불가능했을 것이다. 이제라도 출간된 것이 어쩌면 기적이라는 생각마저 든다. 일반적인 소설을 생각했기 때문일까, 소위 말하는 '야설'에서나 봄직한 표현들이 거침없이 등장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천박하거나 저질스럽지 않은 건 이미 나도 이 소설의 매력에 빠진 건지도 모르겠다. 신기하다.
(출처: 알라딘)
40년을 앞서간 본능 - 「비행공포」(에리카 종) 리뷰 -
calamis
(http://calamis.tistor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