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네가 나를 비웃을 거라는 걸 알아." 바질이 대답했다. "하지만 난 이 그림을 절대로 전시할 수 없어. 이 그림에는 내 자신을 너무 많이 반영했거든."

이 세상에서 언제나 가장 이득을 보는 쪽은 추하고 어리석은 자들이야.

"아, 딱히 뭐라고 설명할 순 없어. 난 너무나 좋아하는 사람이 있으면 그의 이름을 누구에게도 절대로 말하지 않아. 이름을 말해버리면 그 사람의 일부를 내주는 것만 같거든. 나는 점점 비밀을 무척 좋아하게 됐어. 바로 그것만이 우리에게 현대의 삶을 신비롭거나 경이롭게 만들어줄 수 있는 것 같거든. 가장 흔한 것도 비밀을 숨기고 있으면 기쁨을 주는 법이지. 만일 지금 이 도시를 떠난다면 나는 어디로 갈지 사람들에게 절대 말하지 않을 거야. 그걸 말해버리면 내가 느낄 기쁨이 완전히 사라져버리거든. 어리석은 습관일지 모르지만, 어쨌든 그런 습관이 인생에 크나큰 로맨스를 가져다주는 것 같아. 자넨 이런 말을 하는 나를 아주 어리석다고 생각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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