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강 소설
한강 지음 / 문학동네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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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읽는 내내 흰 것을 떠올리고 그 속에서 다가오는 의미들을 느껴보았다

해방, 자유, 시작, 부담, 한적함, 외로움, 순결, 부활. .

작가의 세계에서 '흰' 것은 무엇일까. .
아마도 약함이 아니었을까. .이 세상에는 어울리지 않는, 이 세상에 존재할 수 없는, 삶의 고통을 이겨낼 수 없는 약함. .

막 태어난 생명이 그렇듯, 젖은 땅에 떨어지는 눈송이가 그렇듯, 모래에 부서지는 하얀 파도가 그렇듯, 햇빛에 사라질 아침 안개가 그렇듯. .

작가는 그 약함을 사랑했고, 그 생명의 순간들이 사라지는 것을 안타까워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묵묵히 살아내고 있는 자신의 삶으로 위로를 보내는 것 같다.

"얼굴로, 몸으로 세차게 휘몰아치는 눈송이들을 거슬러 그녀는 계속 걸었다. 알 수 없었다. 대체 무엇일까, 이 차갑고 적대적인 것은? 동시에 연약한 것, 사라지는 것, 압도적으로 아름다운 이것은"
《흰》, 눈보라 中

✅ 한강작가의 글은 살아있는 꽃 같은 느낌이다.
향이 아주 오래 기억되는 그런 꽃.
《채식주의자》에서도 느꼈지만, 아마 이 글도 오래도록 오래도록 기억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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