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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톰의 슬픔
테즈카 오사무 지음, 하연수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1월
평점 :
품절
‘데즈카 오사무’의 아톰이 영화로 나왔다.
빤스에 부츠만 신고 날아다니는 주제에 지구의 안녕과 공공 질서를 지키겠다는 이 초딩스러운 로봇은 만화의 신이라 불리는 데즈카 오사무 작품이다. 데즈카 오사무는 1928년 생으로, 김대중 전 대통령보다 4살이 적고 체 게바라랑 맞다이 두는 동년배. 이명박 현 대통령과는 19살 차이가 나니……. 내가 첫사랑에 실패만 안 했어도 너 만한 아들이 있거든?

그 데즈카 오사무의 유작 산문집이 나왔다. 살아있을 때부터 틈틈이 써온 글을 엮은 책이지만, 그가 살아 있는 동안엔 완성되지 않아 출간되지 못했다. 전쟁이 끝난 뒤부터 그가 어떻게 작품을 만들었는지, 그가 작품에서 말하고자 한 것들이 어떤 것들인지를 담고 있다. ‘아톰의 슬픔’이라는 제목처럼 글은 화창하고, 산뜻한 이야기만을 담고 있지 않다. 전후 일본이라는 사정과 천대받던 만화를 통해 21세기를 그린 그의 번뜩이는 통찰, 그리고 정보와 과학 기술 속 휴머니즘을 녹여내고 있다.
놀라운 점은 그가 만화해서 말하고 싶었던 미래가 인간과 자연의 조화라는 점이다. 엄청난 신체 장점을 보유했지만, 그렇기에 왕따를 당하는 아톰의 슬픔을 비롯해, 네오 파우스트, 세눈박이 같은 이야기에서 한결같이 관통하는 코드는 자연, 인간, 그리고 조화였다. 아톰을 과학기술로 이룬 파라다이스를 그린 듯 하지만, 정작 말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정보 과잉 시대를 살아가는 슬픈 인간이었다.
20세기에 살며 21세기를 그린 만화가 데즈카 오사무의 이야기.
아톰의 슬픔

덧붙임.
2003년 4월 7일은 극 중 아톰의 생일이었다. 우린 아직 우주기지와 로봇 가정부를 먼 미래라고 생각하지만, 받아들여야 하는 정보의 양과 환경 파괴만큼은 그가 그린 어두운 지구와 흡사하다. 우린 예측 가능한 미래 가운데 악수만 골라 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