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난은 사랑을 남기고 - 김기현 목사의 사순절 가상칠언 묵상집
김기현 지음 / 두란노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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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이관지’의 힘 - 일곱 개가 하나였네!!! <고난은 사랑을 남기고>

 

‘가상칠언’에 대한 책은 보기가 싫다. 이유를 생각해 보니 잘 알고 있다는 생각이 첫 번째이고, 부활절마다 반복의 반복의 반복을 경험하니 지겹다는 생각이 그다음을 따른다. 무엇보다 이거 특별 기도회, 새벽 기도회, 금식 등과 연결되다 보니 무겁고도 피곤하게만 느껴진다. 사역자로서는 매년 다가오는 이 기간에 ‘올해는 또 뭘 해야 하나?’라는 부담감과 함께 가상칠언을 열다 보니 의도치 않게 부정적인 느낌을 품게 된다.

 

그럼에도 해마다 돌아오는 이 시기를 온전히 채우기 위해서는 가상칠언을 빼놓을 수가 없다. 이 “일곱 말씀은 예수 그리스도의 공생애의 정점이자 절정이기 때문이다”(7). 올해는 또 어떤 책들이 나왔을까 이 책 저 책 뒤져보지만 너무 가볍거나, 너무 무겁다. 혹은 번역이 이상해서 도통 와닿지 않거나, 감성 과다로 마음이 닫힌다. 감사하게도 올해는 내가 아주 좋아하는 성경 교사인 김기현 목사님이 가상칠언 묵상집 <고난은 사랑을 남기고>를 출판했다.

 

저자는 <욥, 까닭을 묻는다>, <하박국, 고통을 노래하다>, <내 안의 야곱 DNA>, <불완전한 삶의 말을 걸다> 등의 책을 통해 말씀에 대한 깊은 통찰력과 남다른 해석 능력을 인정받은 목사, 작가, 학자, 교수, 글선생인 김기현이다. 가독성이 뛰어나 대중적이지만, 학자의 깊이를 놓이지 않는 그의 묵상을 읽고 있노라면, 말씀을 향한 열정과 사랑을 느낄 수 있다.

 

<고난은 사랑을 남기고>는 가상칠언에 대한 묵상집이다. 7절의 말씀을 5-6번 반복하여 40일간(사순절 기간) 묵상할 수 있도록 했다. 거기에다 한 절에 대한 필사, 묵상, 실천 공란이 있어 그날의 생각을 기록할 수 있게 했고, 정성스러운 기도문까지 안내한다. 무엇보다 각 장은 A4 용지 한 장 정도이 분량으로 누구나 쉽게 의미 있는 40일을 보낼 수 있게 돕는다. 소그룹에서 함께 나누기도 용이해 보인다.

 

무엇보다 구성과 내용이 너무 좋다. 서론에 이 책의 사용 방법이 잘 기록되어 있는데 참 대단하다. 일곱의 말씀을 한 단어로 정리했고 각각은 다음과 같은 흐름을 가진다. “용서->낙원/안식->가정/관계->고통->의미->목적->죽음” 가상칠언을 명확히 정리해 준 것만으로 감사한데, 일이관지로 전체를 꿰어준다. 흡사, 드래곤볼 같다. 7개의 구슬 낱개도 아름답지만 함께 모이면 보이지 않던 신룡이 드러나듯, 각각의 말씀도 좋지만 연결되니 십자가도 보이고, 삶도 보이고, 천국도 보인다. 신기하다.

 

다 좋다. 부족함이 없다. 짧은 장으로 이루어져 모든 것을 깊이 설명할 수 없다는 사실이 약간 아쉽지만, 말씀이 균형감 있게 잘 해석되고 적용되었다. 무엇보다 시작을 용서로, 마지막을 죽음으로 연결하는 그의 시선이 참 특별하다. 하필 왜 예수님의 첫 마디가 용서였을까? 왜 십자가의 마지막이 죽음일까? 그럼에도 그 죽음은 어떻게 사람을 바꾸는 능력이 될까? 참 탁월하다.

 

신기하다. 짧은 묵상을 읽다 보면 새로운 이해가 생기고, 이해가 안경이 되어 보이지 않던 세계를 드러낸다. 보이지 않던 것이 보이니 삶의 회개/변화가 시작된다. ‘작가란 이리도 대단한 사람이구나’, ‘말씀은 이렇게 강력하구나’ 감탄과 감동이 잇따른다. 고통 속에 있는 분, 십자가를 더 깊이 이해, 적용하고 싶은 분, 사순절 기간 예수님을 강렬히 만나고자 하시는 분이 있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 책의 순서에 따라 묵상하다 보면 죽음 뒤에 들려진 부활의 소식처럼 내 삶의 고난 뒤로 피어나는 깊은 사랑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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