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곁에 두는 마음 - 오늘 하루 빈틈을 채우는 시인의 세심한 기록
박성우 지음, 임진아 그림 / 미디어창비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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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조카에게 너무 좋아서 선물해줬던
아홉 살 마음 사전의 박성우 시인의 글이라 기대했는데 임진아 작가의 그림이 정말 따뜻하게 그려져 너무나 예쁜 책
마음 곁에 두는 마음을 읽어 볼 수 있었습니다.
그중에 인상적이었던 몇 편을 적어봅니다.

-상추편지
이거 뭐지? 별생각 없이 집에 드는데 비닐봉지 넘치게 상추가 와 있다. 바깥 문고리에 야무지게 매달려 있는 상추 편지.
상추를 받은걸 편지라고 적은 것도 재밌었는데 그 다음에는 애호박 편지~읽으면서 미소가 띄어지는 책이었습니다.

-동네 아저씨는 왜
박성우 '삼학년' 전문.
미숫가루를 실컷 먹고 싶었다
부엌 찬장에서 미숫가루통 훔쳐다가
동네 우물에 부었다
사카린이랑 슈거도 몽땅 털어넣었다
두레박을 들었다 놓았다 하며 미숫가루 저었다

뺨따귀를 첨으로 맞았다

이 시도 재밌었는데 동네 아저씨가 왜 뺨을 때렸을까요? 청소년 친구들의 대답이 더 재밌었습니다.
미숫가루는 우유에 타야 맛있는데 그냥 물에 타서요부터 제가 제일 재밌었던 대답은 집에서 미숫가루 타 먹고 물 마시러 나왔는데, 또 미숫가루여서요! 진짜 아이들의 생각은 기발한 것 같습니다.

-종이가방
집에 거의 다 닿았을 때쯤에야 들고 다니던 종이 가방을 초저녁 버스 정류장에 두고 왔다는 걸 알았다. 돌아갈 방법이 아주 없는 건 아니었으나, 나는 곧 체념했다. 우연히 통화가 된 형에게 혹시 모르니 그 정류장에 좀 들러달라 부탁한 건, 다음 날 오후였다. 놀랍게도 형은 가방을 들고 왔다. 버스 정류장 의자에 있었다는 종이 가방, 안에 들어 있던 물건도 그대로였다. 오래 남겨두고 싶은 순간이었다.
요즘은 분실물을 발견하고 보관하는 사람도 다른 금전적인 요구를 하는 경우도 많은데 따뜻한 글을 읽어서 좋았습니다.
한두장 분량의 짧은 글들로 이루어져 있어서
시간을 잠깐이라도 내서 책읽기에 좋은 책인것 같고 따뜻한 마음이 드는 글들이 많아서 참 좋았습니다.
감사합니다.

이 책의 서평단에 선정되어 직접 읽고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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