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참꽃 피는 마을
임의진 지음, 한희원 그림 / 이레 / 2006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임의진의 참수필집 " 참꽃 피는 마을"이다. 전라도 강진 남녘교회 목사님이다. 작년에 읽다 그만두었는지 중간에 책이 접혀 있다. 그곳을 펴니 '삼거리 이발관'이란 소제목이 있다. 강진의 명물 세 개를 소개한다. 첫째는 글쓴이가 운영하는 남녘교회이고 둘째가 설성식당이고 셋째가 삼거리 이발관이라 한다. 나는 둘째 설성식당이 어디 있는지 궁금하다. 왜냐하면 2년전 강진에 영랑생가를 다녀왔다. 그곳에서 1박 하고 점심 때 '나의문화답사유산기1 '에 나오는 해태식당을 물어물어 찾아갔다. 이른 11시에 가니 손님은 한 사람도 없었다. 우린 조용한 방으로 안내를 받아 갔다. 주인 할머니가 오시더니 뭘 드릴까요 한다. 우린 가격표를 보고 기절하는 줄 알았다. 2인상에 육만원이라고 했다. 헉 넘 비싸다. 얼마나 잘 차리길래 이리 비싸단 말인가. 우린 너무 비싸다고 했더니 좀 있으면 예약 손님 때문에 자리가 없다고 한다. 책에는 8천원이라 했다. 책을 읽고 수많은 사람들이 찾아올 건데 얼마나 실망들 하실까? 나는 할머니께 좀 싸게 해 주시면 안되냐고 했더니 오만원에 먹고 가란다. 우린 도대체 어떤 음식이 나올랑가 궁금했다. 그냥 저냥 도시에서 먹는 이만원짜리 한정식 정도로 보면 될 것 같다. 이런 경험이 있어 이 책에서 말한 식당은 지금 어떻게 되었을까 궁금하다. 이 책이 2000년도 나왔으니 7년이 흘렀다. 아마 좀 변해 있을 것 같다. 그래서 다음부턴 책에서 소개하는 집에는 가지 않고 그곳 현지인들이 소개하는 집으로 가는 게 좋겠다.
이책은 시골 목사님이 마을 사람들과 진솔되게 나누는 이야기를 엮었다. 그 마을 사람들 삶의 넋두리도 들어있고 애환도 담겨있다. 대봉아저씨의 직녀에게는 가슴이 아프다. 사랑하는 아내를 잃은 슬픔을 누가 알겠는가. 글쓴이는 대봉아저씨가 혹시 목숨을 버리지 않을까 해서 노심초사 주변을 맴돈다. 교인이라 관심을 갖는게 아니라 그냥 사람이기에 애정을 보낸다. 자신의 종교만을 고집하지 않는 열린 마음도 돋보인다.
"올 한해 누군가의 곁이 되어만 줄 수 있다면 좋겠다. 우리들 저마다 누군가 곁에 있다는 것처럼 소중한 축복이 어디 있겠는가? 인디언들의 말에 '친구'란 '나의 슬픔을 등에 진 너'라는 뜻이란다. 이웃의 슬픔을 등에 지고 살아간다는 것. 그렇게 곁이 되고 친구가 되어 살아간다는 것. 이보다 더 큰 아름다운 사랑을 나는 알지 못한다. (중략) 참말 누군가의 소중한 곁이 되어 줄 수 있다면 그렇게 한 생을 살아갈 수 있다면 좋겠다." -153쪽 인용
이 부분을 읽으면서 낮에 만나지 못한 친구가 더 그립다. 나의 슬픔을 언제나 열린 마음으로 들어주고 조언해 주는 친구다. 서로 살기가 얼마나 바쁘길래 얼굴 한 번 보는데 시간 약속을 정해야 할까? 물론 전화통화는 자주 한다. 그래도 만나서 나눈 이야기가 더 여운이 있다. 이번주에 함 만날수 있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