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1학년인 조카가 왔다. 방학하고 다음 날 공부할 책이랑 옷가방을 들고 왔다. 오빠 내외는 맞벌이 부부다. 방학을 하니 아이를 맡길 곳이 없다. 나한테 데려오지 않으면 하루 종일 이학원 저학원을 기웃거려야 한다. 안타까운 일이다. 아침에 일어나 책 한권을 들고 나온다. '고무신기차' 그림이 하늘을 날아서 '고무신비행기'라 해도 될것 같다. 책을 다 읽고 나선 "고모, 고무신 있나?" "없는데" "나도 이렇게 해보고 싶다." "휴가때 시골 할아버지 집에 가서 하면 되겠네" "시골에 고무신 있는가 전화해 볼까?" "아마 있을 끼다." 책을 가슴에 품고, 싱글벙글하며 책장으로 간다. 조카는 고무신을 구경해 보았다고 한다. 만화 '검정 고무신'을 봐서 안다고 한다. 내가 어렸을 때 놀았던 놀이들이 이젠 책으로 묶여 나온다. 정서적인 거리감을 없애기 위한 노력인 것 같다. 어떨 대는 아이보다 내가 더 감동받고 재미 있어한다. 똥떡, 꼴따먹기, 각시각시풀각시..이런 책들은 흥미진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