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방 들어주는 아이 - MBC 느낌표 선정도서, 보급판 사계절 저학년문고 26
고정욱 지음, 백남원 그림 / 사계절 / 2003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따뜻함을 느끼며


 
아버지의 사업 실패로 옥탑방에 살고 있는 석우... 아버지는 공사장에 나가고 어머니는 여동생을 데리고 시장에서 튀김장사를 한다. 개학식 날 영택의 집 근처에 산다는 이유로 가방 들어 주는 아이가 되지만 마음은 편하지 않다. 재수 없이 당한 일이라 생각하는 석우. 그런 석우가 밉지 않다 왜냐하면 영택의 어머니가 준 초콜릿을 받아 들고 갈등하다가 밤 늦게 여동생을 기다려 나눠 먹는 넉넉한 마음도 갖고 있는 아이이기 때문이다.
석우에게 초콜릿→찰흙→사탕→아이스크림→파카로 이어지는 작은 선물들이 가방을 들어 주면서 점점 확대대어 나타난다. 겨울이 춥다는 것은 장애인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이 차갑다고 해석할 수 있다. 작가는 이 부분에서 장애인이 비장애인에게 먼저 손을 내밀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해 보았다. 따뜻한 파카를 선물 받은 석우도 입고 싶어 한다. 영택이의 장애를 자신의 어깨에 걸쳐 짐을 나누고 싶어하는 마음이 아닐까 한다. 옷을 입으므로 친구와 나눔의 우정이 싹튼다고 본다.
계절도 봄에서 시작하여 겨울을 인내(영택이의 수술)하고 다시 화사한 봄 기운을 느끼게 해 준다. 봄을 만나 다시 영택이 집 앞 초인종을 누르는 손가락이 그려져 있는 그림을 보며 가슴이 찡함을 느낀다. 석우가 받은 모범 상장은 작가가 장애아한테서 ‘우리 이야기를 해 줘 고맙다’고 받은 상장을 떠올리게 한다. 고정욱은 이 상장을 받고 아마 석우처럼 울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
아이들의 마음은 언제나 따뜻하다. 그 따뜻함이 밖으로 드러나지 않아서 그렇지 어른들 보다 훨씬 빨리 다가가서 손을 내밀고 한다. 내가 혹시 머뭇거리진 않았을까.. 의심해 본다
웃음을 자아내게 하는 말들에서 아이들의 ㅋㅋ거림이 들리는 것 같았다.
"먹는 조기는 맛있기나 하지 우리 조기는 쓸데없는 것만 시키고 난리야"(16쪽)
문방구 아저씨의 넓은 마음은 아이들을 상대로 장사하는 분으로 보이지 않고 아이들이 좋아서 그 곁에서 행복하게 오래오래 머물렀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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