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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널 살아 볼게 - 그림 그리는 여자, 노래하는 남자의 생활공감 동거 이야기
이만수.감명진 지음 / 고유명사 / 2023년 1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글입니다**
<내가 널 살아 볼게>는 12년째 함께 지내고 있는
두 남녀의 동거 에세이입니다.
경주에서 상경해 카페지기이자
밴드 '청노루'에서 베이시스트로 활동하는 이만수 님과,
마찬가지로 상경 후 그림 활동에 매진하고 계시는 감명진 님이
그 주인공이에요.
책보다는 SNS에서 먼저 사람들에게 가닿고,
큰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합니다.
결혼 16년 차, 살림과 육아에 지친 주부에게는
꽁냥꽁냥 두 분의 사는 이야기가 마치 딴 세상처럼
살짝 적응 안되기도 하고 부럽기도 했어요. ㅎㅎ
남들 다 그렇듯이 때론 티격태격하다가도 배려하고
어느덧 가는 곳을 바라보게 되는,
그렇게 서로를 알아가고 존중해주는 두 사람의 이야기가
마냥 예쁘고 덩달아 기분 좋아지는 책이에요.
책이 만들어지던 당시 제도와 의식으로서의
결혼에 대해 신중히 고민하시는 내용도 있었는데요
지금은 아마도 정식 부부가 되어
두 분 만의 세계를 견고히 만들어가고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습관처럼 같이 산책길에 나서도
때로 아플 땐 걱정스러운 눈으로 이마에 손을 짚어주며
멀지 않은 미래 아니 먼 미래까지도
영혼의 단짝처럼 함께이기를 그려보는 것.
문득 노년의 저희 부부는 어떤 모습일까, 하는 생각에 다다르자
마음이 괜히 찡해요.
남편과 지금보다는 더욱 의리 있고 돈독한 친구가 되고 싶네요.
만수 님과 명진 님처럼 어여쁜 방식을 아닐지 몰라도요. ㅎㅎ
맘 먹는다고 다 그렇게 되는 것은 아니지만,
서로 배려하고 부족한 부분을 채우려 노력하는 모습만큼은
젊은 연인들이 많이 보고 배우면 좋겠습니다.
같은 제목을 두고 이들처럼 각자 글을 써서
같이 읽어보는 것도 참 재미있을 것 같아요!
우리 집에 사는 뚜껑 요정이 뚜껑을 닫을 줄 모르는 마법에 걸려 내가 졸졸 따라다니며 뚜껑을 닫고 있다. 마법을 푸는 방법은 대체 어디서 찾아야 할까? 그리고 한 가지 더, 양치 컵에 물은 왜 계속 담아두는 거야? 뚜껑 요정, 자꾸 이럴래? - P22
오빠를 만나고 자존감이 많이 높아졌다. 시시때때로 불평을 늘어놓기에 바빴던 내가 감사할 줄 알게 되었고, 다정하게 붙잡아 준 오빠 덕분에 불안해하던 내가 안정을 얻었다. - P37
함께 지내온 시간이 길어지면서 서로 모든 것에 익숙해져서 이제는 눈빛만 봐도, 입만 떼도 상대방이 할 말을 알아채는 초능력이 생겼다. 우리는 가끔 서로의 말을 쌈 싸 먹는다. - P56
함께 지낸 시간이 늘어갈수록 서로 할 말은 줄어든다. 그런데 이번 마켓을 위해 밤을 새워가며 제품들을 준비하면서 서로 의견이 달라 삐치기도 하고 티격태격 말다툼도 자주 했다. 싸울 때는 언짢고 불편했지만 지나고 나니 예전보다 오히려 활력 있는 관계가 된 것 같다. - P82
연말이라 술자리가 평소보다 많아졌다. 오늘도 눈치를 보며 진이에게 술을 마시러 가도 되는지 물었다. "그렇게 해." 진이의 시원한 대답을 듣고 친구들과 늦게까지 술을 마셨다.
그런데 술을 마시고 늦게 들어온 다음 날이면 왜 진이가 화가 난 것처럼 보일까? 그저 나만의 착각일까? - P110
앞으로 우리가 해나가야 할 무수히 많은 일 가운데 먼저 떠나는 이를 보내주는 일은 오로지 나만의 역할이기를 바란다. - P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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