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나나가 더 일찍 오려면 사계절 민주인권그림책
정진호 지음 / 사계절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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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나나가 더 일찍 오려면>은 사계절 출판사와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의 협업으로 기획된 민주인권그림책 시리즈 중 하나예요.



민주인권그림책은 우리 사회를 세밀히 들여다보고 사회의 다양한 문제에 대해 그림책 특유의 언어와 공감을 담아 독자들에게 의미 가득한 질문을 던지는 책인 것 같아요.



새벽 배송을 자주 이용하는 편은 아니지만, 어쩌다 통 크게 할인 쿠폰을 보내줄 땐 홀연히 들어가 주문을 하게 되더라고요. 그러고는 다음 날 아침 현관문 앞에 놓여있는 장바구니를 들여옵니다.



세상 좋아졌다, 불가능한 일이 없구나! 싶었지만 속을 들여다보니 그 일이 가능하도록 만드는 많은 이들의 '보이지 않는' 노고가 있었어요.



한참 전에 MBC 예능 '나 혼자 산다'에서 그룹 태사자의 김형준 씨 편을 본 적이 있는데요. 자신의 소형차를 타고 밤새 이 골목에서 저 골목, 배송 다니는 모습이 당시엔 굉장히 생소했었어요.



밤 11시까지 주문해 받은 물건은 결국 수많은 누군가의 새벽이 모여 완성된 결과인 거죠.


새벽 배송은 빨리-빨리를 좋아하는 소비자들과, 그러한 욕구를 매섭게 포착한 기업이 만들어 낸 합작품이라 할 수 있으려나요. 누군가에겐 꼭 필요한 일자리이고 기회일 수 있으나 일할 권리만큼 쉴 권리도 잘 지켜진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열악한 근무환경과 처우 개선에 대한 문제가 꾸준히 거론되고 있으니 말이에요.


우리가 주문하는 이 물건, 꼭 내일 아침 받아야 하나요? 민주 씨도 어린이집에 새벽같이 출근을 해야 해서 아침 대신 주문하게 된 바나나.



<바나나가 더 일찍 오려면>은 작가의 의도대로 빨리빨리의 속도에 맞추어 바삐 움직이는 노동자, 우리 사회의 단면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 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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