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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기댈 곳도 나였으면 해
정우재 지음 / 너와숲 / 2024년 5월
평점 :
처음에 얼핏 표지를 보았을 땐 특정한 편집 과정을 거친 '사진'인 줄 알았어요. 보기엔 너무나 현실 개인데 엄청나게 크고, 늘 학생인 소녀 옆을 지키고 있단 말이죠.
<너에게 기댈 곳도 나였으면 해>는 정우재 작가님의 그림 에세이로, 2011년부터 2023년까지 작업한 그림들이 가득 실려있습니다. 전시회도 꾸준히 열리고 했던데 제가 문외한이다 보니 이 책을 통해서야 알게 되었네요.
어느 날 우연히 키우게 된 '까망이'라는 강아지는 제 내면의 많은 부분을 감싸주었습니다. 까망이와 함께할 때는 잘 보이려고 저를 포장할 필요가 없었어요.
(중략)
관계에 대한 순수함을 경험한 후 제 작품에선 거대해진 까망이와 어른이지만 마음은 아직까지 나이 먹지 않은 저를 대신할, 어른도 아니고 아이도 아닌 사춘기 소녀가 등장했습니다.
위와 같은 이유로, 이 책에는 거대한 까망이와 소녀가 등장해요. 그리고 뒷부분에는 관상어, 고양이도 등장하죠.
타인의 시선, 나의 목표.. 만족하지 못했다고 스스로를 미워하지 마세요.

내가 나를 사랑하지 않으면 누가 사랑해 줄 수 있을까요?
마음을 추스르고 떠올려 보면, 그제야 흐릿하게 떠오르는 기억들이 있어요. 나를 걱정해 주고 다독여주던 손길들이지요. 혼자였던 적이 없었던 거예요. 그렇지만 결국 중요한 건 '나' 자신입니다.
나에 대한 사랑, 믿음을 갖고 시작해 보세요.
작가가 반려견 까망이를 그린 이유를 알 것 같아요. 반려견은 주인만 바라보잖아요. 까망이의 존재와 까망이를 통해 받았던 위로가 어느 정도였을지 짐작해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마음속에 자리한 크기만큼 커진 까망이는 위태롭게 흔들리고 예민했던, 작은 소녀 곁을 든든하게 지켜주었어요.
까망이의 눈동자에는 늘 소녀가 담겨 있었어요. 지친 그녀에게 따뜻하고 포근한 몸으로 온기를 나눠주었죠.
반려견을 통해 얼마나 치유받았는지, 반려견을 데리고 오기 전 했던 고민들이 부질없었다는 걸 많은 사람들이 회고하곤 합니다.
최근 아이가 강아지를 키우고 싶다고 조르고 있는데 반대하는 입장에서 괴로운 와중이었거든요.
까망이의 눈빛, 윤기나는 털, 그림으로 전해지는 온기를 통해 저에게도 힐링이 되었다는 걸 인정하지 않을 수 없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