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도시 비행 - 2022 볼로냐국제아동도서전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 선정
박현민 지음 / 창비 / 2023년 3월
평점 :
<도시 비행>은 이곳저곳 가리지 않고 자리 잡아 꽃대를 올리는 민들레와, 그런 민들레의 시선에 특히 주목한 작가의 섬세함이 느껴지는 그림책이에요.
척박한 환경에서 납작 엎드려 사람들에게 밟히기 일쑤인 민들레가 어떻게 도시 비행을 하게 될까요? 어떤 모습일지 예상되면서도 궁금했어요.
네모난 보도블록에 자리잡은 민들레는 머리 위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에 초연할 수 밖에 없었어요. 민들레는 뿌리 내린 그곳에서 어떤 상황이든 감내해야 했으니까요.
아슬아슬하게 지나가는 자전거, 사람들의 구두, 동물이나 곤충, 맑거나 궂은 날씨 등..
민들레의 끈질긴 생명력과, 홀씨의 반전 같은 도시 비행은 사는 게 내 맘 같지 않은 많은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해주는 것 같았어요.
현재를 잘 살아내면 당신도 언젠가 비상하는 때가 올 거다,라고.
그렇다고 미래를 위해 현재를 갈아넣자는;; 의미는 아니죠. 미래를 주시하는 것도 게을리 하지 말아야겠지만 가장 중요한 건 현재를 살고 있는 지금의 ‘나’이니까요.
박현민 작가님은 독자들로 하여금 아래서 위로 위에서 아래로 평소 우리가 보던 시선에서 벗어나, 조금은 달리 보기를 바랐던 것 같아요. 그곳에 어떤 존재들이 있는지, 어떻게 느꼈는지.
<도시 비행>을 본 분들이라면 머리 위로 발아래로 양옆으로, 우리의 시선이 닿는 곳을 조금씩 더 넓혀가면 좋겠습니다. 소중한 사람, 소소하지만 가치 있는 것들을 미처 보지 못하고 그냥 지나치는 일이 없도록요.
민들레처럼 누군가는 그러한 시선 덕분에 기회를 얻기도 하고 스스로 일어설 수 있는 힘을 내기도 하니까요.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고 솔직하게 쓴 글입니다.
겁내지 않고 똑바로 쳐다볼거야. 나에게 오는 모든 일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