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스브리지 생각의 힘
존 판던 지음, 유영훈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5년 10월
평점 :
절판




미국의 명문이 '아이비리그'라면 영국은 '옥스퍼드와 케임브리지'가 대표적일 것이다.

역사와 전통을 따진다면 영국의 두 대학이 압도적으로 우위를 점할 것이다.


이 두 대학은 영국 국내 뿐만 아니라 여타 세계 유수의 대학들과 견주어도

명문으로 인정받는 대학이다.

그런 만큼 꽤나 오래 전부터 두 대학의 면접 질문이 회자가 되곤 했다.


정형화되지 않은 질문에 어떻게 준비해야 할 지 막막하지 않냐는 사람부터

입학이 목적인지 학생을 괴롭히는 게 목적인지 모르겠다는 사람.

역시 명문대학인 만큼 차별화되어 보인다.

창의성을 중시하는 것 아니겠느냐는 등


다양한 의견들이 오고 가면서 두 대학의 면접 질문은 종종 회자가 되었다.



평범한 학생에 불과해서 그런 것인지 모르겠지만

두 대학의 질문에 담긴 속뜻과 의미를 파악하기 어려웠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나 역시도 위 사람들과 별반 다를 바 없이

일부러 곤란한 질문을 주어서 일종의 '압박 면접'처럼 궁지에 몰린 학생의 순발력과

그 속에서 학생의 지식을 옅보려고 한 것이 아닐까 어림짐작할 뿐이었다.




이 책은 케임브리지대학을 졸업한 존 판던John Farndon이 자신의 지식을 바탕으로

일반인들도 쉽게 두 대학의 질문의 의도를 파악하고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갈 수 있도록 도움을 주기 위해 쓴 글이다.


세계적 명문 대학의 지성들도 당황하게 만든 질문을

과연 우리가(아니 내가..) 읽고 이해할 수 있을까 싶었다.


하지만 책 표지에 나온 지은이에 대한 소개 글에서 

'독자의 눈높이에 맞춰 유머와 통찰력 넘치는 시각으로 알려주는'

이라는 표현을 믿고 과감히 책을 펼쳐보았다.




아래 목차를 보면 황당하기 그지 없을 것이다.

첫 글인 케임브리지 수의학과의 질문 '달은 생치즈입니까?'라는 질문은

"나를 바보로 아나?"라고 의아하게 만들고

'가방을 완전히 비워라'거나 '나체의 여성 중 누구를 고를지 경제학적 관점에서 답하라'는 질문은

내가 면접장에 있는 학생이었다면 혼을 쏙 빼어놓는 질문이었을 것이다.


이 책의 목차는 처음부터 끝까지

케임브리지 대학과 옥스퍼드 대학의 면접 질문을 제목으로 삼고

해당 질문의 의도를 밝히고 이를 바탕으로 논리적인 근거를 통한 서술을 통해

독자로 하여금 "아!!! 그런 거였구나!!" 혹은 "아!! 이 질문을 이렇게 해석할 수 있구나" 하고

감탄을 금치 못하게 한다. 


'개안(開眼)하였다.' '새로운 세계에 눈을 뜬 느낌이 든다.'는 말이 과언이 아니라는 것을 경험하게 해 준 책이다.









이 책을 그냥 편하게 읽어보는 것도 좋다.

하지만 나는 공부한다는 생각으로 책의 내용을 도식화 하거나 간단하게 서술해보았다.


이 책 제일 처음에 나오는 '달은 생치즈입니까?'라는 질문은 

"날 무시하는 것도 아니고 뭐야 대체"라고 생각하게 했기 때문에

더욱 동했다고 해도 무관하다.


'수의학과'에서 '달(천문학)'&'생치즈(식품영양학)'의 연관성을 묻는 질문을 왜 하는지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에

제목을 통해 가지게 된 여러 의문증을 책 분석을 통해 해결해보고자 하였다.


 




나만 알아보면 된다는 생각에 마구잡이로 쓴 글이라 보시는 분들이 이해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간단하게 이야기하자면 '달은 과연 치즈로 되어있는가?'라는 질문을 통해서

우리가 "사실을 확인하는 방법"에는 어떠한 것이 있는지 고찰해보고

철학적으로 들어가 "사실" 그리고 "앎"이라는 것에 대해서 고찰을 한다.

데카르트와 플라톤, 칼 포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철학자들이 제시한 '앎'에 대한 것을 분석하여

이에 기반하여 우리가 과연 '달이 치즈가 아니다'라는 것을 당당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지를 되묻는다.


그래서 과연 달은 치즈인가 아닌가?! 앎이라는 것을 어떻게 증명한다는 말인가?!


이에 대한 궁금증을 가지게 된 분이라면 이 책 읽어보시기를 권한다.


매 질문마다 적게는 두, 세가지. 많게는 수십가지의 의문을 가지게 하기 때문에

손에서 놓기가 쉽지 않다.


반대로 질문별로 파트가 구분되어 있기 때문에 매일 1가지 질문씩

출퇴근길에 읽거나 자기 전에 읽는 것도 이 책을 읽는 좋은 방법이라 생각한다.


책이라는 것도 읽는 방법이 다양하다. 구태여 나처럼 손과 머리를 고생시켜가며 읽을 필요도 없다.

분명한 것은 어떠한 방법으로 읽던 이 책을 읽는 과정에서 '개안'하는 이들이 적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나 역시 이 모든 글들을 한번에 모두 다 분석하면서 읽지는 못했다.

그랬다가는 이 책을 다 읽는 날이 언제가 될지도 가늠할 수 없었다.


관심분야부터 시작해서 분석을 해보고 나머지는 편하게 읽어보았으며

이후에 관심이 동하거나 분석의 필요성을 느낀 경우에 다시금 정리하는 과정을 거쳤다.



자발적으로 공부를 한 게 얼마만인가 싶었다.

누가 보면 "이게 무슨 뻘 짓(?)"이냐고 혀를 찰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 책은 귀차니즘의 극치를 달리는 나로 하여금 이런 뻘 짓을 하게 할 만큼 매력을 지닌 책이다.


자세하게 설명하면 책 내용을 스포하는 게 되어버려서 여기까지 이야기할 수 밖에 없기에

내 메모를 참고자료로 제출하면서 이 글을 마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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