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낀 세대 리더의 반란
조미진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4년 7월
평점 :
절판
어느 사회에서나 낀 세대는 있는 법이다.
기성세대와 신세대 사이에서 낀 세대는 항상 존재해왔다.
하지만 저자의 말처럼 지금 한국은 특수한 상황에 놓여 있다.
나라에 대한 애국심과 내 자식은 굶기지 않겠다는 열정으로 아끼고 버티며 살아온 기성세대와
한반도 역사상 가장 풍요로운 시대에서 나고 자란 신세대의 사이에서
공통점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두 세대의 간극에 끼어버린 X세대.
우리나라에서 단 한번도 이렇게나 다른 세대가 한 사회를 공유한 적이 없었다.
현재 40대를 형성하는 낀 세대는
여러가지로 사회적인 모순을 안고 있는 세대이다.
부모를 모시는 것을 당연시 하였으나 자신의 자식으로부터 노후를 보장받을 수 없고,
자식을 기르는 것을 당연시 여겼으나 부모로부터 금전적 지원을 받기 어렵다.
그들은 우리의 아버지이고 어머니이며
기성세대의 자녀이며 우리나라의 중추이다.
우리 사회는 아무렇지도 않게 그들에게 모든 것을 희생할 것을 강요한다.
우리 사회의 낀 세대는 애국심과 자녀를 굶기지 않겠다는 기성 세대의 사고를 공유하면서도
사회 개혁에 앞장 섰고, 그들이 마련한 환경 아래 자란 신세대의 다소 이기적인 사고를 존중하고자 한다.
현재 한국 사회에서 낀 세대의 위치는 단순한 중간자적인 위치에서 벗어나서
서로 다른 문화, 사회 등에 기반을 둔 서로 다른 사고가 조직 내에서 융화를 이룰 수 있도록 해야 하는 위치이다.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통섭"의 개념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것이며
통섭의 능력이 요구되는 사람은 어쩌면 신입사원인 M세대보다 이와 같은 낀 세대들일지도 모른다.
저자는 이러한 조직 내 문제를 책을 출간하면서 사회 문제이나 중요한 조직 내 요소로 끄집어 내었다.
그런 점에서 "낀 세대 리더의 반란"은 큰 의의가 있는 책이라고 여겨졌다.
저자 역시 이 "낀 세대"에 해당하는 나이로
본인 역시 현장에서 겪은 바를 서술해내어 사람들의 실질적인 공감을 얻어내었다.
10월 28일 오후 7시 30분. 신촌역 현대백화점 유플랙스 12층에서 <낀 세대 리더의 반란>의 저자 조미진 대표의 저자강연회가 열렸다.
강연회장에는 연세 지긋하신 기성세대부터 저자가 언급한 낀 세대에 해당하는 30~40대 직장인들
뿐만 아니라 막 취업하였거나 취업을 앞두고 있는 학생들도 모여 기존의 강연회에서는 보기 드문
전 세대가 한 자리에 모인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저자는 강연회에서 낀 세대의 역할을 강조하며 적극적으로 신세대와 교감하고 기성세대를 이해할 것을 주문했다.
평소 주변에서도 아버지나 또래 어른들께서 튀는 신입사원과 고리타분한 상사 사이에서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는 것을 보고 자란 나로서는
저자가 주장하는 바에 깊이 공감을 했다.
현장은 저자의 의견에 공감하는 이들이 많았던 것 같다.
저자의 말에 웃음을 터뜨리고, 공감의 박수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나는 저자가 말한 "신세대"에 해당하는 사람으로서 다소 아쉬움이 남았다.
물론 지금까지 조명되지 못했던 "낀 세대"를 조명함으로서
사회적인 토론 분위기를 조성하고, 그들에 대한 관심을 가지게끔 한다는 데 책의 의의가 있기 때문에
그 점에 대해서는 분명 저자가 의도한 바대로 나아간 것 같았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기성세대나 신세대가 가지고 있는 세계관이나 문화, 행동 양식에 대해서
다소 부정적인 인식을 드러낸 점에 대해서는 아쉽다.
물론 기성세대는 고리타분한 면에서, 신세대는 이기주의적인 성향이 강하다는 면에서
결코 긍정적으로 볼 수 없는 행동 양식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그들 역시 자신들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개선해나아가야하는 능동적인 위치에 있다고 생각한다.
낀 세대만이 사회의 핵심이라 그들이 주도하여 신세대를 이끌고 기성세대를 이해시켜야 하는 것인가?
그것이야말로 낀 세대에게 너무나도 많은 짐을 씌우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신세대와 기성세대는 물론 낀 세대를 아울러 그들이 서로의 입장을 이해할 수 있는 장의 마련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단순히 회사 내에서 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지역 갈등과 함께 세대 갈등은 이미 중요한 사회문제로 자리잡고 있다.
서로의 언어 조차 이해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서로의 행동양식이나 사고방식에 따른 이해가 될 리 만무하다.
그들은 서로 대화를 한 적도 없고, 그런 상황을 애초에 회피하고자 한다.
그러면서 서로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어쩌면 어불 성설이다.
그런 점에서 두 세대의 시대 상황을 절반씩 겪어보았으며
자신들 스스로가 사회 개혁에 앞장 선 경험이 있는 낀 세대가
주도적으로 사회 통합을 이끌 수 있는 열쇠를 가진 것에는 틀림 없지만
이 과정에서 기성세대와 신세대가 다소 수동적이고 폐쇄적인 것으로 묘사된 것 같아 아쉬웠다.
하지만 내가 이렇게 생각할 수 있는 것도
저자가 책을 내고 강연을 통해 사회 문제에 대한 인식 재고를 제기했기 때문이라는 점에서
이 책은 분명 우리 사회에 화두를 던지는 큰 의의가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p.s. 그래서 싸인도 받았지..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