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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랙을 도는 여자들 ㅣ 오늘의 젊은 문학 3
차현지 지음 / 다산책방 / 2021년 11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트랙을 도는 여자들 차가운 현실, 누구하나 밖으로 나오는 사람은 없었다. 비명소리와 쓰러진 여자 곁엔 다음날이 될때까지 아무도 나오지 않았다. 그걸 지켜보는 름이 역시 다른 사람들과 다르지 않았다. 말 한번 나눠본적 없지만 2년동안 계단을 공유한 사이라는 말은 차가운 요즘 세상을 보여주는 말같다. 우지의 이야기를 듣고도 름이는 할수 있는 일이 없었다...름이가 아니라 나였더라도..아무것도 하지 못했을 것이다. 살기 힘든 현실은 사람을 너무 무기력하게 만들어 버리는 것 같다.
무덤산보 6년을 함께한 사이에 쉬고 싶다는 말로 끝나버린 이야기. 시작하기전부터 보였던 끝인걸까, 아무도 알수 없던 끝인걸까? 아빠와 함께 털보아저씨의 무덤을 산보하며 마음을 정리하는 것을 통해 치유 받고, 새로 시작할 용기를 얻으려는 것일까? 엄마에게 아빠 힘든 존재일지 몰라도 은곤에게 아빠보다 더 든든한 존재는 없어 보인다.
은곤의 발걸음은 어디로 향하게 될까?
녹색극장 같은 공간에서의 여러 사람과의 기억들로 이루어진 이야기이다. 녹색극장은 제 각각의 너와 함께 가는 곳이였기에 기억은 ...추억은 탑처럼 쌓여있다. 서로를 못보면 안달이 날것 같던 사랑도 결국 지나가버리는 추억일뿐이라고,,, 사랑의 추억들이 가득한 녹색극장이란 장소는 그 기억들을 꺼내어 볼수있어 아주 특별하다는 걸...
러시아에도 녹색극장이 있대. 만일 그날들로 돌아간다면 나는 이 말을 꼭 하고 말 것이다. 지은 지 100년이나 지나도 버젓이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극장이 있다고. 헤어짐도 부서진 것도 없이 멀쩡하게 그대로, 무언가가 녹슬지 않고 꿋꿋하게 버티고 있다는 것을, 그때의 내가 알고 있었다면 어땠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