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사기 2 한길그레이트북스 28
이강래 / 한길사 / 199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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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한국고대사의 척도로 여겨지던 김부식의 삼국사기는 사대주의의 영향으로 우리 역사를 한반도의 역사로 축소시켰다는 비판과 함께 그 영향력이 상당히 축소되었습니다.
물론 만주를 호령하고 동북아시아의 패자로 군림했던 강자의 역사에 목마른 우리에게 어찌보면 시시해만 보이는 이 역사책은 사대주의와 자기 이익에 눈먼 골통보수학자의 산물로 여겨질 수 도 있겠습니다.
그러나 고구려의 후예임을 자처했고 스스로 황제를 칭하고 중국과는 엄연한 차이를 두며 자주적인 색채를 강하게 띄었던 고려에서 아직까지 성리학이 침투하지 않은 그 시기에 사대주의로 규정지어 버리는 것은 조심스러운 일입니다. 물론 김부식이 신라왕가의 후손인 경주김문의 유력자였고 서술이 신라를 중심으로 했다는 점은 사실이지만 당시 한반도의 역사는 엄연히 삼국의 최종 생존자였던 신라의 역사이며 그 기반에서 새롭게 개창한 고려임을 감안한다면 그 서술의 주체가 편향된 것을 탓할 수 만은 없다는 생각입니다.
일방적으로 무시당했던 발해의 역사가 우리 역사의 하나로 당당히 존중받고 연구되고 있듯이 고구려, 백제의 역사가 하나하나 밝혀지기 위해서는 그 문을 여는 열쇠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이 책 삼국사기는 가장 신뢰할 수 있는 문헌의 하나라는 점에서 우리의 고대사를 찾아가는 가장 강력한 열쇠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오늘 우리는 혹시 김부식의 서술을 잘못 해석하여 우리 스스로가 역사를 축소시키고 한반도의 역사로 안주해 버린 것을 삼국사기에 모든 책임을 미뤄버린 것은 아닌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볼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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