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요갱
박지영 지음 / 네오픽션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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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요갱. 조선 초기 무려 세종의 세 아들(평원대군,계양군,화의군)의 마음을 홀린 여인. 황진이도 오르지 못한 조선왕조실록에 수차례 이름이 올라있으나 잘 알려지지 않은 초요갱이라는 인물의 책이 나왔다고 해서 선택하게 된 책입니다. 왕의 세 아들을 그녀에게 푹 빠지게 만든 예인으로써의 그녀의 매력이 참 궁금했는데요. 초요갱에서는 그녀의 사랑 이야기에 많은 중심을 두고 진행된 듯했습니다.

 

 

 

어미와 함께 춘향각(기방)에서 살고있는 다래는 어머니의 약을 구하기 위해 산을 넘다가 도적 떼인지 추노꾼인지 모를 사람들에게 쫓기게 되고 그걸 발견한 사냥을 나갔던 평원대군은 자그마한 여자아이를 도와 살려보내준 후 그녀의 얼굴이 계속 떠오르는 이상한 감정에 시달린다. 평원대군이 사냥을 하지 못할 거라는 마음으로 내기를 했던 계양군은 내기에 졌다는 핑계로 평소같지 않고, 이상한 평원대군을 달래준다는 핑계로 화의군과 함께 춘향각에 가는데 그곳에서 다래와 다시 만나게 된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다래는 ​이유 없이 병 앓이를 하는 어미의 약을 짓겠다고 무서움 모르고 산을 넘다가 평원대군을 만나게 되는 모습이 운명의 상대를 만나게 되는 것인가~ 아직은 기녀가 아니지만... 기녀의 삶을 곧 살게 될 여인에게 그저 양반도 아닌 대군과의 사랑은 고난의 연속일 텐데... 하는 생각은 있었지만... 계급의 문제가 아닌 형제들끼리의 개싸움까지는 아니지만.... 한 여인을 두고 기싸움을 벌이는 상황에까지 이르는 난감함과... 치정으로 인해 목숨까지 위태해져버리는 상황에 이르게 되니 초요갱의 팔자가 너무 사나워서 참... 불쌍하단 생각이 들더군요.
" 천한 계집 하나 죽는 것이 뭣이 그리 큰일이겠사옵니까? 그것으로 말미암아 옥과같이 티끌 하나 없으신 계양군 나리의 앞길에 오점을 남기는 것이 큰일이라면 큰일이 아닐는지요. 보는 눈이 많으니. 오늘은 그만 돌아가시지요. " -99p
​어미의 미모로 아비가 역모로 목숨을 잃었고 딸의 미모에 형제들끼리의 보이지 않는 싸움까지.... 팔자가 사나워도 이렇게 사나울 수 있는 걸까요?
​사실.. 아름답다거나 한눈의 반할 정도로 매력이 있는 듯 묘사를 했지만... 그 꽃 한번 제대로 피워보지도 못한 채 첫 남자를 보내게 되고 그 남자로 인해 복수심을 불태우고 또 그로 인해 다른 형제의 목숨줄까지... 그리고 정실부인을 쫓아내고 안방을 꿰차기까지 했으며 그녀를 탐하는 남자들은 하나같이 결말이 좋지 않았습니다. 평범하게 살지 못한 그 인생이 참 안됐다 싶었어요. 계양군은 마지막까지 비호감이었구요.
" 스승님! 예인이 무엇인가요? 저도 예인이 되고싶습니다. "
" 태우고 또 태우고. 그렇게 한 줌의 재로 남을지라도 계속해서 태워야 하는 것이 바로 예인의 운명이란다. 비록 그 누구하나 기억해주는 이가 없더라도 말이야. " -​428p
​초요갱은 책으로 나오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합니다. 저자가 한참 집필하다가 이야기가 풀리지 않아 긴 시간 떠났다 돌아와 이야기를 마무리하게 되었다고 하는데, 그도 그럴 것이... 세상 화려한 모습을 하고 있을 그녀에게 드리운 그늘을 써 나가면서 어찌 견딜 수 있었을까 싶습니다. 당시 신분 구분으로는 기녀로 분리되었으나 궁중악사 박연의 수제자이며 궁중악의 유일한 전승자이자 기녀보다는 예인에 가까웠던 인물로 결국 천민 신분까지 면하게 되었다고 하니 그 시절 대단한 여인이었음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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