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프터 유 - <미 비포 유> 두 번째 이야기 미 비포 유
조조 모예스 지음, 이나경 옮김 / arte(아르테) / 2016년 5월
평점 :
품절


" 그 사람 이름은 윌 트레이너예요 "
미비포유를 너무 좋게 봤고 루이자의 뒷이야기가 궁금해서 애프터유의 출간 소식에 신나서 널뛰기를 할 뻔했음에도 책은 자꾸 손에 쥐어지지 않고 미루게 되었던 것은 아마도 끝을 보는 것이 너무나 싫었기 때문이었나 봅니다. 책을 덮고 멍-하니 이야기를 정리하고 있으니 아쉬운 마음이 몽글몽글 솟아오르는 것이 말이죠... 애프터유의 또 다른 이야기가 나올 수 있을까요? 샘과 루이자의 해피엔딩이라던지... 해피엔딩이라던지 해피엔딩 같은....

 

보여요? 나 여기 이 끝에서도 살아 있어요. 당신이 말한 대로 살고 있어요. -14p
윌을 떠나보내고 이곳저곳을 여행하던 루이자는 런던의 한 곳에 윌이 남겨준 유산으로 집을 구입하게 되고 그곳에서도 윌을 떠올리며 잡지 못했다는, 말리지 못했다는 자책을 하며 하루하루를 그냥 살아가는데 술을 마시고 집에 연결된 옥상에 올라 난간 끝에 서 윌을 떠올리며 하늘에 말을 걸던 루이자는 어떤 목소리에 놀라 건물 아래로 추락하지만 골반뼈와 여기저기 부러지고 타박상이 생기는 상처로 목숨에 지장은 없고 재활을 한 후 집으로 돌아오게 되는데 그렇게 돌아온 지 얼마 되지 않아 루앞에 한 10대 소녀가 나타나고 자신이 윌 트레이너의 딸이라고 주장한다.

 

나는 사랑한 남자와 가족을 동시에 잃어버리고 내 존재와 연결된 모든 것을 상실했다. 연결된 것 하나 없이 미지의 우주를 부유하는 기분이었다. -37p
윌을 생각하며 방황하던 루이자에게 어느 날 찾아온 소녀. 당연히 사랑이 찾아올 거라고 생각했던 예상은 너무나 심각하게 어긋났고, 어마어마한 타이밍과 한마디에 내 등골이 다 서늘해질 정도로 아슬아슬하던 릴리와 삐걱삐걱 대는 사이가 이어지는 것이 신기할 정도였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윌의 아이라는 이유로 받아주는 것이 참 답답하게만 느껴지던 찰나.. 결국 폭발해버린 루이자와 릴리의 사이가 틀어질 즈음 릴리의 시점에서 이야기가 오픈되고 쟤는 도대체 왜 저럴까... 하는 마음으로 바라보던 10대인 릴리가 가진 비밀과 삐뚤어짐을 참... 답답하게도 잘 써냈구나 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좋아요, 윌. 이런 식으로 날 새로운 삶으로 밀어 넣을 생각이었다면, 확실히 성공했네요.' -151p
미비포유의 마지막에 윌이 떠나고 루이자는 윌의 바람대로 프랑스에서 당연히 의상 공부를 하며 뭔가 새롭고 자기만의 독특함을 표현하는 생활을 할 것이란 생각을 깨부수고 유산을 받았음에도 활용하지 못하고 방황하며 지내는 모습에 한숨이 나오고 당연히 윌이 남겨준 유산과 편지로 꽃길을 걸을 거라고 생각했던 루의 인생은 여전히 힘들고 고단하기만 하고 그가 남겨준 새로운 복병의 등장에 또다시 한숨... 그렇다고 답답해 죽겠는 것은 아니지만... 어쩐지 안타까운 마음이 들어서 나오는 한숨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엄마는 마지막 순간 윌과 함께 있던 것이 내 남은 평생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했다. -53p
답답한데 그렇다고 들러붙는 고난들을 벗어날 해결책도 없어 보이는 느낌. 이유는 윌 트레이너가 더 이상 루이자의 곁에 없기 때문일까요... 윌이 있지만 없는 것 같은 그런 느낌에 상실감과 그리움이 전염이라도 될 것 같은 상황에 다행인지 불행인지 루이자가 사고 났을 때 그녀를 구해준 구급대원이었던 샘이라는 새로운 존재가 나타나고 약간의 오해는 있었지만 그럼에도 잘 되는가 했는데 그와의 사이에도 삼각관계인 듯 윌은 언제나 따라붙는 그런 현상이 착해빠진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멍청이도 아니고 가슴에 상처 하나쯤 가진 그저 평범한 여인의 인생에 가시밭길이 내내 펼쳐지는 느낌입니다.

결국 루이자는 윌이 떠나고 나서도 2년여의 시간을 그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이야기가 끝난 앞으로도 평생을 살아가면서 순간순간 그를 떠올리게 될 것 같다는 느낌은 지울 수가 없어서 아쉽기도 하고 안타까운 마음이 드는 마무리였습니다. 그렇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샘과의 뭔가 희망적인 미래가 기다리는 것 같아서 다행인 마음이 크기도 했죠. 안 그랬음 루이자도 그 외 많은 인물들도 너무나 불쌍했을 것만 같아요.
조조 모예스의 글은 미비포유시리즈로 두 권 째입니다. 이 두 권의 책을 읽으면서 느꼈던 것은... 그녀의 이야기는 주인공이 너무나 고단하고 속상하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고 예민하기도 하지만 다 읽고 나면 희미하게라도 미소가 지어지고 마음이 따뜻해진다는 것입니다. 미비포유를 보면서 윌이 결국 마지막을 선택하는 것을 보며 눈물을 펑펑 흘리다가도 가슴이 따뜻해지는 걸 느꼈다면 결국 애프터유에서도 그를 떠나보내고 갑자기 찾아온 그를 닮은 아이를 옳은 길로 무책임한 부모가 아닌 제대로 된 가족과 연결해주기 위해 자기를 포기하면서까지 행동하는 모습이 참 속상했지만 결국엔 그 덕분에 많은 사람이 웃고 행복해지는 모습에서 미소 지으며 책을 마무리할 수 있었던 것이 주인공의 이기적이지 않고 힘들지만 인간적인 모습이 결국 책과 작가에게 따뜻하고 좋은 느낌을 갖게 하는 것 같습니다.
마무리가 뭔가 마무리 같지 않고 또 다른 이야기가 이어질 것 만 같은 느낌이라서 혹시나.... 애프터 유 이후로 또 다른 루이자의 이야기가 기다리고 있지 않을까... 조심스레 희망해보게 되네요. 일단.. 오랜만에 영화를 보러 가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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