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당신에게만 열리는 책 - 이동진의 빨간책방 오프닝 에세이
허은실 글.사진 / 위즈덤하우스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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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신이 나를 읽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

 


궁금했던 책을 드디어 읽게 됐습니다. 이동진의 빨간 책방 팟캐스트의 오프닝 에세이!
어느 라디오든 오프닝이나 클로징에서 대부분의 명언이 탄생하죠? 그래서.. 이 책이 너무너무 궁금하고 기대되었습니다.


당신에게 건너가려고 합니다.
이 절룩이는 말들이
당신과 나 사이에 놓인 접속사 같았으면 합니다. - 15p


봄 여름 가을 겨울.. 4계절이 책 한 권에 들어 있는 듯합니다. 설렘과 따스함, 쓸쓸함, 그리움 등의 감정들이 몽글몽글 새어 나오는 느낌이 든달까요..
내가 감성적인 기분이 된 것이 언제였나.... 그간 바쁘다고, 마음속이 건조해짐을 느끼면서도 그냥 그렇게 사는 거지..라는 생각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던 중 이동진의 빨간 책방 허은실작가의 오프닝 에세이들을 모아놓은 이 책을 알게 되었고.. 다시 감성적인 기분을 느끼고 싶어 이 책을 선택하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왜 우리는 아픔 속에서 울면서 태어나는 걸까요.
어째서 슬픔은 기쁨보다 감염되기 쉬운 걸까요. - 93p


생각이 난 김에 팟빵에 접속해 빨간 책방을 다운받아 다시 듣기를 해 봅니다. 두 남자분의 조곤조곤한 수다가 책 속의 글들에 참 잘 어울리네요.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어쩌면 시처럼 느껴지는 글들을 눈으로 좇다 보니.. 어느새 마음은 다른 어딘가로 날아가있는 기분이에요.


한 작가가 즐겨 사용하는 단어들을 통해서
우리는 그의 세계를 엿봅니다.
나도 모르게 자주 쓰는 말들은
나를 누설하는 단서가 되기도 하지요.
요즘 당신이 가장 자주 입에 올리는 건 어떤 말인가요. - 151p

 

 

나도 모르게 뱉은 말이 남을 상처 주기도 하고 기쁘게 하기도 한다는 것은 항상 생각하고 있어서 조심해야지... 하고 생각하지만 실행하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그 말들이 나를 누설하는 단서가 될 것이라고 생각해 본 적은 없는 것 같아요..
이 책을 읽으면서.. 정말 많은 생각을 하게 된 것 같습니다. 나에 대해서.. 그리고 다른 누군가에 대해서..

 

 

 

한 장 한 장 종이를 넘기면서 
한 자 한 자 글들에 눈 맞추고,
또 가끔씩 어떤 문장들에 오래 머물렀다면
그것 또한 느림에 참여하는 일일 겁니다. - 231p

 

 

에필로그는 이 책을 덮기 전 마지막으로 마음을 차분하게 해주네요..
책을 읽고 리뷰를 쓰기 시작한 이후부터 버릇이 되어버린 기억에 남기고 싶은, 공유하고 싶은 부분에 붙이던 포스트잇은.. 이 책에서는 읽기 시작한 후 몇 개를 붙이고 그 이후부터는 그냥 포기했습니다. 들려주고 싶은 글귀가 너무나 너무 많아서.. 붙이려면 끝도 없기에..
봄이 오면 이 책을 들고나가 햇살 아래에서 조용히 오랫동안 다시 읽어보고 싶습니다.. 지금과는 또 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 같아서요...

 

 

 

 

그리고 나는,
당신에게만 열리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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