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부트 1 - 시작
에이미 틴터러 지음, 박효정 옮김 / 황금가지 / 2014년 6월
평점 :
절판


" 넌 더 강해져야 해. "


남들보다 한 발 빠르게 읽은 리부트입니다.
블랙로맨스클럽은 장르에 구애받지 않고 한 책에서 여러 가지 느낌을 받을 수 있어서 즐거움이 배가 되는 것 같습니다.
이번 책에서는 죽었다 살아나서 자유롭진 않지만 또 한 번의 삶을 살아가게 되는 리부트들의 이야기입니다. 간단히 말해 좀비일 수 있지만.. 좀비가 아닌 존재. 그 중심에는 현존하는 가장 오래 죽었다 살아난 178이 있습니다.


죽은 후 되살아난 시간이 짧을수록 인간적인 모습을 더욱 많이 갖게 되는 리부트의 특성으로 178분 만에 다시 살아난 렌은 인간들에겐 공포, 같은 리부트들에겐 높은 서열에 위치한다. 178이 있는 인발진 지부에 신입들이 들어오고 120 이상의 조교들은 각자 자신이 담당할 신입을 고르는데 '네가 제대로 훈련시켰기 때문에 네 훈련생들이 최고인 거야'라는 생각을 하던 그녀에게 캘럼 22는 갈등이고 유혹이다. 결국 178은 가장 낮은 22를 선택하는데, 죽어있던 시간이 길수록 더 강하기에 선택의 우선순위에 있는 178의 선택을 다들 의아하게 생각하지만 22를 훈련시키며 178은 자꾸 새로운 감정을 느끼게 되고, 어느 날 인간들을 잡아오는 임무로 22와 트러블을 겪은 178은 인발진의 비밀 임무를 받아 인간인 마일로를 잡으러 갔다가 "난 네 편이야"라는 말을 듣게 되고 함께 출동한 군인 레브가 범죄자로 인발진에서 잡아오라고 시킨 마일로가 서로 알고 있는 사이임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는데 그들이 셔틀에서 하는 대화를 듣고 혼란을 느낀다.


22의 등장과 반란군에 대해 알게 된 후 혼란을 느끼게 된 178은 현존하는 리부트중 가장 오래 죽어있었기에 그만큼 인간과 거리가 멀고 가장 감정 표현도 없는데 룸메이트인 56이 인간들의 실험으로 점점 이상하게 변하고 자신이 교육하는 22는 기준에 미달하기에 제거 대상이 되고 마는데 그 와중에 22의 영향으로 점점 인간적인 모습을 찾아가는 178을 보는 재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 아무리 죽었다 살아났어도 아직은 10대. 감정 없는 모습에서 타인으로 인해 변화되는 모습이 귀엽네요.


KDH로 죽는 것은 끔찍했다. 그 바이러스는 질병 발생의 시작점인 노스캐롤라이나 주의 킬 데빌 힐스에서 이름을 따왔다. 일반적으로 어린이에게 발병하는 호흡기 바이러스의 변종으로, 며칠 만에 대부분의 인류가 이로 인해 사망했다. - 48~49p


변종 바이러스로 인해 많은 인류가 사망하고 되살아난 리부트들을 관리하는 인발진. 약을 개발한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계속해서 새로운 리부트들이 생겨나는 것은 아마도 개발되지 않았다는 증거일 것... 필요에 의해 이용되는 리부트들은 부모가 있어도 보호받지 못한 채 인발진에 들어와 훈련을 받은 후 범죄자 검거라 적고 인간사냥이라 읽는 일에 동원되고... 어찌 보면 무지 잔인한 설정일 수도 있고 한편으로는 흥미로운 설정일 수도 있습니다.
먹지 않아도 한동안은 생활이 가능하다는 것과 머리를 공격받지 않으면 공격에 큰 타격이 없는 것은 좀비 같으면서도 개별적인 생각이 가능하고 상처에 대한 재생능력이 있는 것은 인간에 가까운 편이네요. 웜 바디스만큼 매우 흥미로운 캐릭터의 탄생이에요.

 


" 내가 해내지 못하더라도, 넌 그 사람들을 도와줬으면 해. "

 

 

22(캘럼)를 살리기 위해 탈출을 감행하기로 마음먹은 178(렌). 레브와의 협력(계약)으로 탈출을 감행하지만 군인들에게 쫓긴다. 그러던 중 적대감을 가진 인간들에게 공격당하기도 하고 도움을 받기도 한다. 그러나 탈출 후, 룸메였던 56에게서 봤던 인발진에서 낮은 숫자들에게 주사한 약의 징후가 캘럼에게 나타나기 시작하고 레브와의 약속대로 레브의 딸 39(애디나)를 탈출시키던 중 캘럼은 인간을 공격한다. 그 후 쫓기던 중 애디나에게 주사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정신이 나갔다 들어왔다 하는 캘럼과 애디와 렌 일행은 군인들에게서 도망쳐 특별구역으로 가기 위해 반란군 토니를 찾아가는데...

렌에겐 리부트 특별 자치구역을 향해 가는 도중 만난 인간들이 그저 신기할 뿐이네요. 임무 때문에 출동하면서 리부트들에겐 항상 두려움과 증오의 표출만 해왔던 인간들이 같은 인간인 인발진에 대한 거부감으로 리부트들을 돕는 것에 여전히 의심과 혼란스러움이 공존합니다.
그 속에서 캘럼을 향한 마음은 더욱 커져가고 리부트로 다시 태어난 이후 전혀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지 못 했던 여러 가지를 캘럼과 함께 할 때면 자연스럽게 하게 되는 렌의 성장(숨겨진 인간적인 모습을 발견) 하는 모습도 보는 재미를 더해주었던 것 같습니다.


"인발진은 너희가 필요해. 공격적이고, 무심한 군인으로서의 너희를 필요로 하지. 특히 60번대 이하에게서는 그런 특성이 강하게 나타나지 않으니 방도를 강구한 셈이지. 인발진 의도한 대로 제대로 작용한다면, 이게 그 해결책이 되겠지." - 389,401p

 

 

60번대 미만에게 이상한 주사를 놓고 그들이 변화되게 만든 다음 부작용으로 인해 이상 증상이 나타나도 손쓰지 않는 모습들을 보면서 모든 인류의 적은 인간인 것 같은 모습은 이 책에서도 어김없이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리부트 전쟁에서 인간을 돕기 위해 생겨난 인발진이 점점 악덕해져 결국엔 반란군이 생겨나고 인발진은 그들을 잡아들이는 일에 리부트를 이용하는 일 또한 계속되는 거죠. 시작이 어찌 되었든.. 결국엔 인간에게 독이 되고 마는 이러한 일들이 현실에서도 수시로 발생하지.. 하며 떠오르는 사건들이 참 씁쓸하기만 합니다.


디스토피아 소설을 몇 번 읽은 적은 있지만 리부트만큼 흥미롭게 읽었던 적은 없었던 것 같네요. 거기다 지금껏 읽은 블로클 출간 책들 중 가장 속도감 있고 재미있게 읽은 것 같습니다. 마지막엔 씩- 하고 미소가 지어졌습니다. 렌과 캘럼 그리고 애디와 많은 어린 리부트들은 과연 어떻게 될까요?
2권에서 178이 감정적으로 성장하는 것과 22와의 로맨스가(나오겠지요??) 매우 기대됩니다.
요 몇 달중 읽은 책들과 비교하면 가장 속도감도 좋았고 재미있게 읽는 시간이 되어 기분이 좋아요.
폭스사에서 영화 판권을 사들였다고 하니 언젠간 영화화된 리부트를 만나 볼 수 있겠네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